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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박-반박 격돌’ 조짐 |
한나라당은 제2 창당에 버금가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최근 의원연찬회에서 이뤄진 논의를 토대로 11일부터 당쇄신 프로그램 마련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시작도 하기 전에 최근 전여옥 대변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반박그룹'을 정면 비판한 것을 놓고 `친박그룹'과 반박그룹이 또다시 격돌할 조짐을 보이는 등 `연찬회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친박그룹은 "당직자도 개인적 의견은 피력할 수 있는 게 아니냐"면 전 대변인을두둔한 반면, 반박그룹은 "박 대표 측근정치의 부활 신호탄"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당쇄신 본격화 = 한나라당은 11일 염창동당사에서 김무성 사무총장주재로 `연찬회 후속 대책회의'를 열고 당혁신추진위 구성을 비롯해 당쇄신 구체화작업에 나선다.
박근혜 대표도 이날 오전 당사에서 행정수도이전특위를 직접 주재하면서 특위위원들과 수도이전 후속대책에 대해 논의한다.
핵심 당직자는 "연찬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바뀌어야만 한다는 데 대해 당내 모든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면서 "누구에게 물러나라거나 책임떠넘기식의 흔들기는 안된다"고 말했다.
반면 개혁성향의 소장파 그룹인 `새정치 수요모임(이하 수요모임)'과 선명야당노선을 주장하는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이하 발전연)' 등은 의원총회 소집을 통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개혁법안 처리 문제 등을 의결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거창한 당쇄신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당장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들이 한나라당의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나가자는 것이다.
수요모임 회장인 정병국 의원은 "연찬회 내용 중 당 공식기구에서 의결할 것은 의결하고, 박 대표가 선택해서 바꿀 부분은 바꿔야 한다"면서 "우선 국가보안법 등 3대입법 처리문제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모임은 14일, 발전연은 18일 각각 모임을 갖고 연찬회 후속대책을 논의한다.
◇전여옥 대변인 홈피 글 논란 = 반박그룹은 자신들을 `뺑덕어미'에 비유한 전대변인 글에 발끈하며 친박그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정병국 의원은 "연찬회에서 박 대표를 비판한 것은 사사로운 감정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
당을 위하고 박 대표를 위한 충언이었다"면서 "측근이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면 박 대표를 오히려 망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요모임 소속 한 의원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친박세력이 조직화한다는 얘기가있다"면서 전 대변인의 글을 `친박세력 조직화'와 연결시켜 해석했다.
발전연 소속 홍준표 의원은 "당직자는 당무에 충실한 게 도리"라면서 "대표가 비판을 두려워해선 안되며, 친위세력들이 나서면 당도, 대표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모임인 `자유포럼' 소속 이방호 의원은 "전 대변인의 글이 박대표의 속내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태도는 가족주의나 온정주의에 의해 당을 끌고가겠다는 것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전 대변인은 "당 대변인으로서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며 박 대표가 측근정치를 안한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당내 의원들이 잘 알지 않느냐"면서 "친박세력 세력화와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영남 출신 중진의원은 "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지지율 하락의 상당부분 책임이 원내대표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진 사람이 오히려 대표 공격에 앞장선 데 대한 실망감을 전 대변인이 개인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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