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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0 18:54 수정 : 2005.02.10 18:54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20년만에 화해의 손길…고문기술자 이씨도 참회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설을 맞이해, 자신을 고문했던 이근안 전 경감에게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김 장관은 지난 7일 경기도 여주교도소를 찾아가, 수감 중인 이 전 경감을 30여분간 면회했다고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이 10일 전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 1985년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이 전 경감이 김 장관을 전기고문하고 물고문한 이후 20년만에 처음이다. 이 전 경감은 이 사건 등으로 장기간 도피하다 지난 1999년 자수해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김 장관은 이 전 경감에게 “과거 갈등이 깊은 시절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났지만, 세월의 흐름속에서 과거의 원망이나 미움, 원한은 잊었다”며 “용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또 “앞으로 남은 인생 동안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거듭 태어나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 전 경감도 과거에 자신이 저질렀던 고문 행위를 뉘우치고 있다며,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990002%%김 장관은 이 전 경감이 자수해 고문 사건이 다시 화제가 되자 “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모욕적인 상황이어서 기억하고 싶지않다”는 심경을 밝히는 등 그동안 고문의 기억 때문에 상당한 고통을 겪어왔다. 김 장관은 고문 후유증으로 심한 비염을 앓아오다 2001년 수술까지 받았으나, 완치가 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의 측근은 “김 장관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완전히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과거의 상처로 갈등이 깊은 우리 사회가 용서와 화해를 통해 새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측근은 “이 전 경감도 종교에 귀의한 뒤 종교인을 통해 김 전 장관에게 참회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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