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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0 19:09 수정 : 2005.02.10 19:09

북 외무성 성명 노림수 있나?

정부는 10일 북한의 핵무기보유 기정사실화와 6자회담 참가거부 선언의 이면에는 뭔가 노림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특히 북한의 이 같은 돌발행동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첫 반응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 핵무기 보유 기정사실화 의도는= 정부는 우선 북한이 돌연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듯 밝히고 나선 의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에서는 추정 형태로 기정사실화해왔으나 북한이 이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핵억제력 보유' 정도로 핵무기 보유를 주장해 왔으며, 북한 당국은 6자회담 장에서 미 측에게 핵 무기 보유를 간접적으로 밝혀왔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미.일.중.러 5개국은 북한의 이러한 액션을 협상용으로 받아들여왔다.

따라서 그간 3차례의 6자회담에서도 5개국은 북한에게 `모든 핵물질을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핵무기가 있다면 그 것도 포함돼야 한다' 정도의 입장을 취해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함으로써 북한의 `격'(格)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높여 미국과 협상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사실이라면 기존 6자회담의 틀과 내용이 상당부분바뀌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신 역작용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한.미.일 3국의 커다란 반발을 불러 일으켜 대북 압박정책의 빌미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현재로선 뭐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향후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몸값 불리기인가= 북한의 돌발 행동이 한.미.일.중.러 5개국이 `더는 늦출수 없다'며 적극적인 회담 재개 노력을 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몸값 불리기시도 아니냐'라는 해석이 정부 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부 관계자는 "그간 북한은 6자회담이라는 틀을 부정하지는않아 왔으며 이번에 발표된 외무성 성명에도 영구적으로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표현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집권 2기에 들어 표면적인 유화 제스처를보여왔지만 내면적인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 북한이 통상 사용하는 `벼랑끝 전술'을통해 6자회담 재개 전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북한은 이날 외무성 성명에 이은 조선중앙통신의 해설기사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원했지만 회담 참가명분이 마련되고 회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조건과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인정될 때까지 불가피하게 6자회담 참가 기도를 중단할것"이라고 밝혀,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준다면 회담에 흔쾌히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 있는 대목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 8개월간 회담을 지연시켜온 북한으로서는지금 회담장에 나가느냐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담장에서 어떤 결과를 얻어낼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북한은 여러가지 조건을 붙여 회담 지연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은 시종일관 회담이 열리기 전에는 어떤 유연성도 보이지 않겠다는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런 북한의 시도가 어느 정도 먹혀들지 여부는 현재로선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집권 2기 취임연설과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말을삼갈 정도로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신경을 써온 터여서 북한의 이런 돌발행동이 어떤결과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아예 6자회담의 틀을 깨기 위해 초강수를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002년 10월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그 이듬해인 2003년 8월부터 세차례의 6자회담과 그 사이에 두차례의 실무회담을 해왔고 부시 대통령의 집권 2기 출범을 지켜봤지만 미국의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기존의 판을 뒤집고 새 판을 만들기 위해돌발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북한도 외무성 성명에서 "부시 행정부가 취임한 이래 지난 4년간 아량을 보일만큼 다 보였고 참을 만큼 다 참아왔다"면서 "이제 또 다시 4년을 지금처럼 지낼 수없으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4년 동안 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그 같은 의도를 비쳤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의 핵보유 기정사실화 및 6자회담 참가거부 발표를 6자회담판깨기로 보기는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작년 6월 3차 6자회담 이후에도 `회담 유용성'에 대해 여러차례 밝혀왔으며 아직 이 것을 깰 만한 상황변화가 생기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정부는 향후 `상황 관리'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 선언을 한 터여서 이에 미국이 압박정책으로 맞서게 되면 북핵문제가 이른바 `벼랑끝 대치'로 치달을 수 있고, 이렇게 되면 한반도안보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 같은 악순환을 막는데 전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운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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