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고릴라 세계도 문화 다양

침팬지들이 먹이를 찾을 때 쓰는 도구 사용기술이 상당히 섬세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침팬지와 함께 고릴라들도 무리 간에 문화적 차이를 보였다고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침팬지 전문가 앤드루 휘튼 교수는 콩고의 야생 침팬지들이 흰개미집을 뒤져 먹이를 찾는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를 분석했다.

비디오에서 수컷 침팬지는 부근의 흙을 걷어내고 굵은 막대기를 집더니 두 손과 한 발을 이용하고 온 체중을 실어 흰개미집에 막대기를 꽂았다.

이렇게 땅에 꽂은 막대기를 이용, 한 자 깊이로 땅을 판 뒤 침팬지는 막대기를 뽑아내 한 옆에 던져두고 이번엔 입에서 길고 가느다란 풀잎 줄기를 꺼내 끝을 잘근잘근 씹어 너덜거리게 만든 뒤 구멍 속으로 집어 넣어 흰개미들을 낚시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 다른 침팬지들은 모두 입에 풀잎 한 가닥씩을 물고 옆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이 콩고의 누아발레-은도키 국립공원내에서 촬영한 이 침팬지 사진은 지금까지 촬영된 어떤 사진보다 침팬지의 발달된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은 또한 침팬지들 사이에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전세계적으로 무리에서 시작돼 자손 세대로 이어지는 최소한 39가지 유형의 행동을 기록했는데 휘튼 교수는 "이런 행동은 `전통'의 특질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두 문화의 차이를 야기하는 것이 복잡한 전통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침팬지들은 각 무리에 독특하게 나타나는 광범위한 전통과 경향, 유행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예를 들어 서아프리카의 침팬지들은 견과류를 깨는데 나무 뭉치나 돌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지만 이런 행동은 동부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휘튼 교수는 최근 사육상태의 침팬지들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두 무리의 침팬지 우두머리에게 각각 다른 방법으로 막대기를 사용해 먹이를 꺼내는 방법을 가르치고 이들이 무리로 돌아간 뒤 각각 다른 막대기 사용법이 급속히 확산되는 사실을 관찰했다.

그는 심지어 침팬지들 사이에 국지적 문화 규범에 순응하는 현상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발견했다.

한편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 연구진은 최근 고릴라들 사이에도 다양한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관찰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미국 각지의 동물원에 살고 있는 고릴라 370마리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각 무리의 고유한 행동 48종을 구별해 냈다.

타라 스토인스키 연구원은 "이런 연구 결과는 전통이 난데 없이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쌓인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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