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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남의 대화 엿듣는다 |
식물도 남의 대화를 엿들어 미리 벌레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갖추고 귀중한 에너지의 낭비를 막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과학 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6일 보도했다.
미국 코넬대학의 생태학 및 진화학자인 안드레이 케슬러 교수는 생태학 전문지 이콜로지아 최신호에서 이런 연구 성과를 보고했다.
산쑥이 벌레에 파먹히면 공기 중에 냄새를 풍겨 벌레들의 존재를 알린다. 다른 산쑥들이 이 냄새를 맡으면 이들의 방어기제가 작동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 때 담배가 이런 신호를 엿듣고 자신의 방어 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담배는 벌레를 막을 무기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벌레가 공격할 때까지 기다림으로써 귀중한 에너지를 아낀다.
담배가 방어 무기로 사용하는 단백질과 화학성분에는 질소와 탄소가 들어있는데 이런 성분들은 씨앗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필요시 민생과 군사의 우선순위가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케슬러 교수는 "식물은 방어 반응을 준비만 함으로써 실제로 공격받기 전까지는 자원을 아낀다. 이는 식물과 식물 사이의 중요한 의사소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자들은 담배가 산쑥의 신호를 엿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두 종은 같은 서식지에 사는 경우도 드물고 같은 벌레가 두 종의 식물을 먹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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