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19 18:37
수정 : 2006.05.19 18:37
과학향기
“어떻게 스승의 몸에 칼을 댈 수 있습니까?” 심하통(心下痛)에 걸려 죽은 유의태의 시신 앞에서 허준이 망설이자, 삼적대사는 “스승의 숭고한 뜻을 그르칠 셈이냐”고 다그친다. 이윽고 전신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허준이 떨리는 손으로 칼을 들어 카데바(실험용 시체)의 배를 그어 인체 내부를 들여다본 후 그림으로 옮겨, 이른바 ‘신형장부도’라는 것을 완성하게 된다. 이는 국민 드라마로 기억하고 있는 ‘허준’의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탕약과 침술이 전부였던 조선 시대에 사후 시신 기증으로 ‘외과 수술’이라는 획기적 의료 기술에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장면이다. 보통은 임상 실험 전 동물을 실험 대상체로 이용하지만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과학자들도 있다. 허준의 스승 유의태처럼 말이다. 오늘날 마취제가 없다면 치과에서 이를 뽑는다거나 외과 수술을 받는 것이 가능할까? 이런 고통스런 상상으로부터 해방 시켜준 사람이 호레이즈 웰즈이다.
과학향기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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