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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5 10:17 수정 : 2006.05.25 10:17

특정 형질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없어도 형질 자체는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생쥐 실험 결과 처음으로 밝혀져 학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24일 보도했다.

프랑스 보건의학연구소(Inserm)와 니스-소피아 앙티폴리대학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서 이런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DNA의 화학적 사촌 격인 RNA가 형질 전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Kit로 이름 붙인 `정상적'인 유전자와 `돌연변이' 유전자를 함께 가져 흰 얼룩무늬 꼬리를 가진 생쥐들을 만들어 다시 이들을 교배시킴으로써 다양한 유전자 조합을 가진 새끼들을 낳게 했다.

생쥐들은 ▲두 개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첫째 그룹과 ▲하나의 돌연변이 유전자와 하나의 정상 유전자를 가진 둘째 그룹, 그리고 ▲ 두 개의 정상적인 유전자를 가진 셋째 그룹으로 구별되는데 이 가운데 첫째 그룹은 태어난 직후 죽었다.

둘째 그룹의 생쥐들은 예상대로 부모처럼 얼룩꼬리를 갖고 태어났다.

연구진을 놀라게 한 것은 단색 꼬리를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셋째 그룹 생쥐 27마리 가운데 24마리가 얼룩 꼬리를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이다. 논문 제1저자인 니스 대학의 미누 라술자데강 교수는 "이런 실험 결과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DNA처럼 단백질 합성 등 화학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RNA를 집중 연구한 끝에 돌연변이 유전자가 메신저 RNA 분자를 다량으로 생산, 생쥐들의 정자 안에 축적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RNA 분자들이 정자에서 난자로 옮겨간 뒤 자손 세대의 Kit 유전자 활동을 `침묵시켜' 얼룩 꼬리를 갖게 했으며 이 때 돌연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지 않은 생쥐까지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어 돌연변이 생쥐 정자의 RNA를 이미 수정된 생쥐 난자에 주입하는 실험을 했는데 "그렇게 태어난 생쥐를 보니 RNA가 흰 꼬리 표현형을 유전시킬 가능성이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전자의 특징이 `기억'돼 그런 유전자 자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후세대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은 `의사돌연변이'(paramutation)이라 불리는데 이런 현상은 식물에서는 관찰된 적이 있지만 동물에게서 나타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에 대해 영국 글라스고 대학의 앤드루 해밀턴 박사는 "RNA에 의한 의사돌연변이는 매우 흥미있는 이론이지만 유전자 특성에 관한 큰 의문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저자들의 말대로 더 많은 실험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코넬 대학의 폴 솔로웨이 교수는 네이처지에 함께 실린 논평에서 "RNA가 대사나 행동 임프린팅(印刻) 등 유전의 다른 비유전자적 방식을 통제한다는 것은 특히 흥미로운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최근 학계에서는 핵DNA로 구성된 유전자 전달 만이 유전의 유일한 통로가 아니라는 정황 증거들이 계속 수집되고 있다.

한편 라술자데강 교수는 RNA를 통해 후대에 물려질 수 있는 다른 특징들을 찾고 있다고 밝히고 장차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명체로 실험을 확대하면 인간 게놈의 일시변이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인간 개개인이 어째서 그처럼 서로 다른 지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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