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25 19:16
수정 : 2006.05.25 19:16
김창영 연세대 교수 관측
물질의 기본단위는 원자핵과 전자가 합쳐진 원자라고, 교과서에 나온다.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또 전자는 전하와 스핀으로 구성된다. 전하는 전기의 양이고, 스핀은 일종의 방향타다. 전자가 지구라면 스핀은 지구의 ‘자전’ 현상에 비유된다. 물질의 성질은 전자에 의해 규정되며, 이 전자의 특성은 전하와 스핀에 의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전하와 스핀의 분리는, 지구의 자전과 지구 자체를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일어날 수 없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에 이론적으로는 1차원계 고체 내부에서는 전하와 스핀이 분리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 W. 앤더슨은 전자가 깨질 수 있는 경우를 초전도 상태를 설명하는 BCS이론의 입자 상태, 분수 양자 홀 효과, 스핀-전하 분리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BCS이론은 바딘, 쿠퍼, 슈리퍼가 1957년에 제창한, 절대온도(영하 273도)에서 갑자기 전기저항이 0가 된다는 초전도 이론으로 1972년 노벨상이 주어졌다.
분수 양자 홀 효과는 강한 자기장과 절대온도처럼 극저온에서는 전자들이 액체처럼 운동하면서 전기저항이 분수값을 갖는 상태가 된다는 이론으로, 로버트 로플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이 이론적으로 증명해 1998년 노벨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스핀-전하 분리 현상을 김창영 연세대 교수(물리학과)가 실험적으로 관측해내 〈네이처 피직스〉 6월호에 논문이 실린다. 김 교수팀은 1차원계 양자 스핀 물질인 스트론튬(SrCuO2)을 광전자 분석기에 넣고 고에너지 빛을 쪼인 뒤 방출된 전자를 분석한 결과 전하와 스핀이 완전히 분리돼 움직이는 현상을 관측했다.
김 교수는 “스핀과 전하의 분리가 실험적으로 검증돼 이 둘을 따로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며 “스핀은 전하보다 양자 정보의 입출력 및 전달이 쉬워, 이번 연구는 차세대 양자 정보통신 분야(스핀트로닉스)의 응용기술 연구에 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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