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예보는 “보슬비에서 강력한 폭풍까지”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토성 최대의 위성인 타이탄 표면에서 액체 탄화수소로 채워진 거대한 호수들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BBC 뉴스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수들의 존재가 현실로 확인되면 타이탄은 지구 말고는 호수를 지닌 유일한 천체가 된다. 지난 2004년 7월1일 토성 궤도에 진입한 카시니호는 타이탄과 약 950㎞ 거리를 두고 근접 비행하면서 타이탄의 얼어붙은 북극 부근에서 폭 10~100㎞의 호수로 추정되는 10여개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액체의 특성으로 레이더에 어둡게 나타나는 이 지형들 중 일부는 수로로 연결되고 일부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지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몇 개는 말라붙은 것으로 보이나 액체 호수는 메탄과 에탄의 혼합물로 채워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은 원시 지구처럼 풍부한 대기를 가진 태양계의 단 2개 뿐인 위성 가운데 하나이지만 학자들은 질소와 메탄 성분이 많은 타이탄의 아지랑이 같은 대기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게 생각해 왔다. 학자들은 메탄 가스가 타이탄 대기권에서 분해돼 스모그 구름을 형성하고 비를 내리게 하는 것으로 믿고 있지만 대기중에 가스를 방출하는 타이탄 내부의 메탄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카시니호는 지난해에도 타이탄의 남극에서 온타리오호 크기의 액체 탄화수소 호수로 보이는 것을 발견하긴 했지만 이처럼 많은 호수들이 한꺼번에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및 이탈리아 우주 당국의 지원으로 지난 1997년 10월에 발사된 카시니-호이겐스호는 7년 만에 토성 궤도에 도착해 토성과 위성들에 대한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토성의 고리들과 위성들을 연구하기 위한 분리형 탐사선 카시니-호이겐스는 지난 2004년 7월 토성 궤도에 진입한 뒤 분리됐다. 카시니호의 탐사작업은 NASA 제트추진 연구소가 진행하고 있다.ESA가 운영하는 호이겐스는 2005년 1월 타이탄 표면에 착륙했으며 액체상태의 메탄이 한 때 타이탄 전역에 도랑을 이뤄 흘렀음을 시사하는 영상을 전송해 왔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타이탄에 메탄 비가 내릴 것이라는 독일 쾰른 대학 연구진의 우주 기상 예보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렸다. 쾰른 대학의 토카노 테쓰야 연구원은 카시니-호이겐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타이탄 표면을 적실 정도로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서부터 큰 빗방울을 몰고 오는 강력한 폭풍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등급의 메탄 비가 오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네이처지에 실린 스페인 연구진의 또 다른 연구 보고서는 타이탄의 대기 모델 연구 결과 남극 상공의 구름들이 강력한 폭풍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런 폭풍이 표면을 때려 강이 흐르는 골짜기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폭풍이 지름 5㎜의 메탄 빗방울을 몰고 와 국지성 홍수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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