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10 18:50
수정 : 2006.08.10 18:50
“물에 잠겨 2주간 버텨”
미·필리핀 연구팀 성공
물에 잠긴 벼를 2주일간 살아남게 하는 유전자가 발견돼, 쌀 생산에 또 한번의 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과 필리핀 국제쌀연구소는 9일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재배되는 품종들보다 벼를 물 속에서 두 배 가량 오래 견디게 하는 ‘침수 유전자’(Sub1A-2)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재배되는 벼 품종들은 물에 잠기면 산소 부족으로 1주일 안에 죽는다.
생물학자들은 침수 상태에서도 오래 버티는 재래 품종들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품종들은 다른 결점들 때문에 재배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침수에 강한 특질을 개량종에 접목하려는 노력은 계속됐으나 실패를 거듭했고, 물에 내성을 띠는 유전자도 정확히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침수 유전자’를 다른 벼 품종들에 주입해 재배하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쌀연구소의 데이비드 매킬은 “우리는 염색체 상에서 침수 내성 효과를 내는 부분을 알고 있었지만, 10년이 지나서야 그 유전자를 정확히 짚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0년간 유전적 개량을 통한 ‘녹색 혁명’으로 쌀 생산은 두 배 늘었지만, 침수 문제는 잘 해결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논 침수로 매년 10억달러 가량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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