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연간 15억원씩 최장 6년간 지원
'제1호 국가과학자'로 이화여대 이서구(李瑞九.63)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희섭(申喜燮.56) 박사 등 2명이 선정됐다.
과학기술부는 14일 오후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국가과학자위원회를 열어 각계의 추천으로 접수된 국가과학자 후보 6명 중에서 이 교수와 신 박사를 국가과학자로 확정했다고 15일 발표했다.
국가과학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는 등 연구성과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입증된 국내외 과학기술자 중에서 국가과학자위원회가 통해 매년 1-2명(총 10여명)을 선정한다. 이들에게는 연간 15억원 내외의 연구비가 최대 6년 동안 지원된다.
이번 국가과학자는 제1호 '최고과학자'였던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으로 명칭이 최고과학자에서 변경된 것으로, 명칭 변경 이후 이 교수와 신 박사가 처음으로 국가과학자의 영예를 안았다.
이 교수는 'PLC'라는 효소를 처음으로 분리정제하고 유전자를 찾아내 이 효소가 여러 호르몬 세포 신호전달에 참여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또 'Prx'라는 새로운 항산화 효소를 발견해 항산화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등 활성화 산소의 세포내 신호전달 역할에 관한 연구를 본 궤도에 올려놓은 업적을 높게 평가받았다.
신 박사는 '유전자 녹아웃'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특정 유전자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생쥐를 탄생시킨 뒤, 그 돌연변이의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을 다양한 기법으로 분석해 뇌기능을 '분자에서 행동까지' 밝혀냈다.
이 연구는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신경과학 연구를 세계 수준으로 높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또 'T-타입 칼슘이온 통로'에 관한 연구를 통해 뇌의 '의식-무의식' 상태를 조절하는 핵심 기전을 규명했으며 나아가 수면조절 및 간질, 통증 치료기술 개발에 새로운 길을 닦았다고 과기부는 설명했다.
임관 국가과학자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국가과학자 심사 과정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연구업적을 낸 많은 과학기술자가 활발히 연구를 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국가과학자 선정과 지원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세계 연구중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가과학자 심사는 과학기술 관련단체(학회, 협회, 대학, 연구소 등)에서 추천한 총 19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국과학재단(이사장 권오갑)이 4개 분야별로 각 10명의 전문평가단을 구성, 1단계 전문분야 심사를 한 후, 각 분야의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종합심사위원회가 이들의 연구업적과 향후 연구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등 2단계 평가를 거쳤다.
종합심사위원회는 6명의 후보를 국가과학자위원회에 추천하고, 국가과학자위원회는 6명을 대상으로 각 단계 심사위원장으로부터 심사 의견을 청취한 후 비밀투표를 통해 최종 2명을 선정했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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