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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5 21:50 수정 : 2006.11.16 17:55

신희섭 박사 / 이서구 교수


우리나라 과학자의 최고 영예인 제1호 ‘국가과학자’에 이서구(63)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와 신희섭(56)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 신경과학센터장이 선정됐다. 국가과학자위원회(위원장 임관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는 15일 국가과학자로 추천된 19명 가운데 심사와 투표를 통해 2명을 뽑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제1호 최고과학자’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를 뽑았으나, 논문조작 사건 뒤 수상을 박탈하고, 명칭도 국가과학자로 바꿨다. 국가과학자는 해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업적을 낸 국내·외 한국인 과학자 가운데 1~2명을 뽑는다. 이들에게는 연간 15억원씩 연구비가 최대 6년 동안 지급된다.

한국 뇌과학 세계 최고 만들겠다

신경과학 메커니즘 연구 신희섭 박사

신희섭 박사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미국 슬로안-캐너링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포항공대 교수를 지내다 키스트로 옮긴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현 세태로 보면 ‘거꾸로’ 산 셈이다.

신 박사는 “키스트에는 나노·화학·로봇 등 연관분야 전문가들이 곁에 있어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1만여마리의 실험용 쥐를 사육하는 데 드는 연간 3억여원을 대학에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뇌박사’로 통한다. 특정 유전자를 바꿔치기 한 ‘유전자 적중 쥐’(진 녹아웃 마우스)를 만들어, 뇌 기능을 분자·세포·개체 수준에서 밝혀내는 연구를 한다. 신 박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뇌의 ‘의식-무의식 상태’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수면조절·간질·통증치료 기술 개발의 길을 여는 등 우리나라 신경과학 연구를 세계 수준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공격성을 띠는 유전자 적중 쥐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인간의 의식에 대한 불교의 해석이 기억의 생리학적 메커니즘과 닮은 꼴이라며, 성철 스님을 연구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뇌에 힘을 주는’ 요가에 심취해 있다.

신 박사는 “지난해 키스트에 설립한 신경과학센터를 세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연구소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국가과학자 선정은 이 꿈을 이루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침체된 과학계 ‘치어리더’ 되겠다

‘신호전달체계’ 이론 정립 이서구 교수

이서구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35년 동안 근무하면서 세포내 신호전달체계 이론을 정립한 베테랑 과학자다. 그는 1998년 이화여대와 석학교수로 인연을 맺은 뒤 지난해 가을 NIH를 완전히 그만두고 영구 귀국해 이대 분자생명과학부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암 등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활성산소가 세포내 신호전달 구실을 하는 필요악이라는 사실을 구명했다. 포스포리파아제C(PLC)라는 신호전달물질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한 1989년 <사이언스> 논문은 이 분야 고전으로 통하며,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서울대 화학과를 나와 미국 가톨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사이언스> <네이처> <셀> 등 3대 저널의 19편을 비롯해 유명저널에 14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업적을 쌓았다. 노벨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이유다. 지난 6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사이언스> ‘전망란’(퍼스펙티브스)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연간 15억원의 연구비는 미국의 유수대학 교수들도 받기 쉽지 않은 큰 지원이다”라며 “우수한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치어리더 구실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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