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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감정 읽는 컴퓨터 개발중” |
명화 '모나 리자' 속의 주인공의 표정은 행복감이 83%이고 불쾌한 기분이 9%쯤 된다. 쿠바 혁명의 영웅으로 티셔츠에 자주 등장하는 체 게바라는 슬픈 감정에 있다. 화가 뭉크의 역작 '외침'속의 주인공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놀란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무서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같은 평가는 어느 관상가 혹은 미술평론가가 내놓은 것이 아니고 표정 읽기 단계에 들어섰다는 컴퓨터의 진단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18일 전문가들이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컴퓨터훈련에 여념이 없다고 소개하면서 이 기술을 더 발전시키면 교육, 안전 분야의 진전은 물론 자폐증 환자들에게도 유익하게 원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현재 이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암스테르담 대학의 니쿠 세베 연구원. 그는 심리학, 컴퓨터과학, 엔지니어링을 아우르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베 연구원은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모나 리자'가 83% 행복한 기분에 빠져 있다고 판정했으나 그 평가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시인했다. 감정의 기복을 점수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대상자의 여러 가지 표정을 입력한 후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 순간의 상태를 점수화해야 하는 데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일반적인 자료만으로 기분을 점수화했다는 설명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 감정컴퓨팅그룹(Affective Computing Group)의 로살린드 피카드는 '마음을 읽는 기계(Mind Reader)'를 만들었다. 이 기계는 비디오 카메라에서 입력된 자료를 바탕으로 대상자의 표정을 보고 '관심이 있다', '동의한다' 그리고 '혼란에 빠졌다' 등의 판단을 할 수 있다.
이 기계를 응용하면 자폐증 환자의 의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피카드의 설명이다.
피츠버그 대학의 심리학자 제프리 콘은 얼굴표정을 40개의 행동단위(action units, AUs)로 나눠 분석하는 방법으로 기계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찾고 있다. 슬픈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입술의 구석이 쳐지고 눈썹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는데 이 표정은 의식을 했다고 표정에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보스턴에 있는 노스이스턴대학의 팀 비커모어 교수는 인간관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발달하고 대화가 의례상의 형식을 벗어나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는 것을 추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개발한 것이 '로라'라는 컴퓨터. 로라는 2개월간 병원에서 환자들과 접촉하면서 사람과의 유대를 강화해 갔다. 연구팀은 로라와 접촉하는 사람 21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누고 대상자의 반응에 따라 로라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하고 로라와의 대화가 환자들이 하룻동안 걷는 양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60일간의 관찰 끝에 로라에게 말을 건 사람들은 비교집단보다 하루에 걷는 양이 두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만큼 환자와 로라 사이에 유대관계가 강화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r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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