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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22 16:27 수정 : 2007.01.22 16:27

과학학술지 '사이언스'가 황우석 박사의 2004년 및 2005년 배아줄기세포 논문을 취소한 지 1년 정도가 지난 현재 생명공학계가 출발점으로 회귀한 상태라고 영국 BBC뉴스가 19일 보도했다.

영국 킹스 칼리지 줄기세포 전문가 스티븐 밍거 박사는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황 박사가 성취했다고 주장했던 수준에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다"며 "과학적인 측면에서 출발점으로 돌아온 셈"이라고 말했다.

밍거 박사는 "1년이 지나면서 우리들은 좀 더 현실에 눈을 떴다"며 황우석 사태가 만들어낸 불신의 분위기야말로 학계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BBC에 따르면 일부로부터 '그리스 비극'으로까지 일컬어졌던 황우석 사태 이후 생명공학 분야를 비롯한 전세계 과학계에서는 국제적 연구윤리 제정이나 연구 부정 방지를 위한 강의 개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사이언스'나 '네이처'같은 학술지들이다.

'사이언스'의 도널드 케네디 편집장은 최근 실린 논평에서 황 박사의 조작된 논문이 논문 게재 과정의 빈틈을 파고들었고 "사이언스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줬다"고 회고했다.

케네디 편집장은 "현재 과학 분야에서는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생산품에 더 많은 대가가 주어지고 이 점은 의도적인 오도나 왜곡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게재를 신청한 논문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방식으로 동료 평가가 더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며 '위험성이 높은' 논문의 경우 편집진이 더 세밀하게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의 리투 단드 생물학담당 편집책임자 역시 황우석 사태 때문에 "훨씬, 훨씬 더 조심성 있게" 일부 연구결과들을 대하게 됐다고 동의했다.


그는 "과학이 완전무결성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여전히 황우석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려 애쓰고 있는 것처럼 황우석 사태로부터의 극복은 아직 진행형이다.

영국 국립의학연구소(NIMR)의 줄기 세포 연구자인 로빈 로벨-배지 박사는 "모든 과학적 사기 사건이 연구자들을 공황 상태로 빠뜨린다"며 "사람들이 '연구실 동료가 자료를 조작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나'라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배아의 초기 단계인 배반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으나 이 배반포에서 배아줄기세포를 분화시키지 못했고 세계의 다른 곳에서 진행됐던 비슷한 연구 역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줄기세포 연구 분야가 영원히 '출발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밍거 박사는 "황 박사가 사람의 난자를 거의 무한정으로 공급받았고 다른 모든 자원 역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난자 부족을 피할 수 없고 그 점은 확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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