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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3 18:01 수정 : 2007.04.23 18:01

과학잡지 ‘네이처’ 필립 캠벨 편집장

과학잡지 ‘네이처’ 필립 캠벨 편집장


게재 거부 이유 첫 공개 “그것은 행운”
‘황교수 근황·복권 가능성’ 깊은 관심
“논문 부정 논란 무조건 개별조사한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은 〈네이처〉에 공식적으로 투고된 적이 없다. 정식 투고가 아닌 경우 게재할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논문 게재를) 거절한 것이다.”

저명 과학 매거진인 네이처의 필립 캠벨 편집장은 20일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 대회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2004년 황 전 교수의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최초 배양’ 논문이 네이처에 공식적으로 투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 논문은 프리 서브비션(과학자들이 저널에 논문 게재 가능성 여부를 사전에 타진하는 비공식 단계로, 네이처와 사이언스에만 있다)에 들어가 있기는 했지만 정식 투고되지 않아 거절한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에게)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네이처 관계자가 황 전 교수팀 논문 게재 거부 과정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게재가 무산된 뒤 2004년 2월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캠벨은 당시 황 전 교수팀의 난자 채취 윤리 문제를 지적한 네이처 시라노스키 기자의 기사에 대해서는 “나도 기사 판단을 한 에디터 가운데 한 사람으로, 좋은 보도였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한국에서 그 기사에 상당히 비판적이었고, (나도) 그것에 대해 글을 썼지만 네이처에 싣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에게 황 전 교수는 어떻게 지내는지, 그가 연구성과를 낼 경우 복권 가능성이 있는지, 그의 연구팀에 있던 교수들과 제자들은 어떻게 됐는지 묻는 등 황 전 교수와 주변의 근황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2005년 8월 복제개 스너피 논문이 네이처에 실린 뒤 그해 말 서울대 조사위원회에서 조사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우리도 별도로 논문 진위에 대한 조사를 했다”며 “서울대 조사결과와 우리 조사결과를 네이처에 함께 실었다”고 말했다.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의 늑대 복제 논문의 게재를 네이처가 거절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전혀 할 수 없는 얘기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황 전 교수 사건 뒤 이런 일(논문 부정 논란 등)에 무조건 개별 조사를 하도록 내규를 바꿨다”고 밝히기도 했다.

캠벨은 네이처의 과학담당 에디터에서 영국 〈피직스 월드〉 편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1995년 12월 네이처로 돌아와 12년째 편집장을 맡고 있다. 그는 네이처의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상근 에디터들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무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나 학술대회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과학도서관(PLoS)과 같은 오픈 액세스(논문 무료 공개) 저널에 대해 “많은 출판사들도 좀더 열린 모습의 정책으로 바뀌고 있지만, 오픈 액세스의 경우 논문 저자들이 돈을 내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언젠가 모든 저널이 결국 온라인으로 출판될 것”이라며 “온라인은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캠벨은 덧붙였다.

멜버른/글·사진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는 세계과학기자연맹(WFSJ)가 2년마다 여는 대회로, 올해 멜버른콘퍼런스에는 세계 각국의 과학저널리스트 6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과학기자연맹은 2002년 22개국 30개 과학기자협회가 모여 결성한 비영리단체로, 2년마다 콘퍼런스를 연다. 다음 콘퍼런스는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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