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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26 14:49 수정 : 2007.04.26 14:49

호주 수도 캔버라의 중심지에 위치한 과학관 퀘스타콘(국립과학기술센터) 건물. ⓒ 한겨레 블로그 이근영.

장래 희망을 과학자로 꼽았던 많은 학생들이 중학교 이상 고등교육 과정에 들어가면 과학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과학을 계속 좋아하게 만들 방법은 없을까요?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만지는 과학’ ‘찾아가는 과학관’ 등 독특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자는 지난 11~13일 호주 과학문화 활동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몇 곳을 소개합니다. 일부 내용은 <한겨레> 4월23일치 12면에 게재됐습니다.

호주의 수도 캔버라는 인공도시다. 도시의 중심설계는 국회의사당과 국방부, 도심이 꼭지점을 이루는 삼각형으로 이뤄져 있다. 이 삼각형 안 또다른 작은 삼각형에 대법원, 중앙도서관을 비롯해 각종 주요 시설들이 모여 있다. 그 안에 국립과학기술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른바 ‘퀘스타콘’(Questacon)이라 부르는 과학관이다. 5층짜리 하얀색 건물에는 주로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고객인 관람객이 직접 조작하고 탐구할 수 있는 전시물들이 갖춰져 있다. 지난해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호주 전역의 1902개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온 10만여명의 학생을 포함해 40만여명에 이른다.

지난 4월11일 방문한 이곳에서는 쓰나미·토네이도·지진 등 자연재해를 직접 조작해보거나 느낌을 경험할 수 있는 전시물과 첩보원이 사용하는 각종 도구들을 이용해 컴퓨터 칩을 훔쳐간 범인을 잡는 전시물이 학생들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었다. 자유낙하를 체험하는 곳은 함께온 부모들이 더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6살 이하의 아이들은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마감시간이 지나서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윌 인빈 퀘스타콘 대외협력부장은 “이곳에는 갓난 아이라 하더라도 관람객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퀘스타콘을 찾은 어린이들이 자동차를 운전하며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 한겨레 블로그 이근영.

퀘스타콘은 1980년 호주국립대(ANU)의 물리학 교수인 마이크 고어(Mike Gore)가 ‘손으로 만지는 과학’을 표방하며 에인슬리공립학교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15가지의 과학전시물을 전시하면서 시작됐다. 퀘스타콘이라는 이름도 고어 교수가 ‘탐구’(quest)와 ‘학교’(conservatory)라는 영어단어를 조합해 만들었다. 지금 건물은 1988년 호주와 일본 수교 200돌을 기념해 양국 정부와 기업의 후원금으로 지어졌다. 대형 유리로 이뤄진 건물은 자연 채광을 하고 햇볕만으로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설계됐다.

퀘스타콘 사이언스 서커스에는 호주국립대학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준석사 과정 학생들이 참가해 공연을 한다. ⓒ 한겨레 블로그 이근영.

그러나 퀘스타콘을 여느 과학관과 다르게 하는 것은 건물 안에 있지 않았다. 고어 교수의 제안으로 1985년에 만들어진 ‘과학 서커스’는 ‘찾아가는 과학관’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낳고 있다. 형형색색으로 꾸며진 커다란 트럭에 갖가지 과학전시물을 싣고 다니는 이 ‘움직이는 과학관’은 호주 전역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석유회사인 쉘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과학 서커스는 호주국립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과정 학생들의 실습장이기도 하다. 이들은 50여가지의 과학 시범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과학 원리를 설명한다. ‘과학전도사’로서의 기량을 보이는 학생들은 퀘스타콘에 채용되기도 한다. 과학 서커스는 그동안 전국 2000여개 학교 33만여명의 학생들을 찾아갔다.

과학 서커스를 모태로 퀘스타콘은 여러 이동전시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에서만 ‘살아 있는 포식자’ ‘지구 탐색’ 등 8개의 전시회가 열려 66만여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지난해 여름에 퀘스타콘은 한국에 찾아오기도 했다.

메리안 왈드런 퀘스타콘 이사(호주과학축제 집행본부장)는 “학생들이 과학을 싫어하고 과학자라는 직업이 전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풍조는 호주에서도 마찬가지다”라며 “퀘스타콘의 영향력을 계량화할 수는 없지만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97%에 이른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간 예산 규모는 연간 1900만달러(170억원)에 이르는데, 60%는 정부에서 받고 나머지는 후원금과 입장료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한다.

그레이엄 듀런트 퀘스타콘 관장은 “호주 국회에서도 한국과의 과학 교류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한국 중앙과학관과 오는 6월 MOU를 맺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듀런트 퀘스타콘 관장이 움직이는 과학관인 `사이언스 서커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도에 표시된 점들 이 그동안 사이언스 서커스가 방문한 지역들이다. ⓒ 한겨레 블로그 이근영.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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