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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에서 2007년 4월16~20일 세계과학기자연맹(WFSJ)이 제5회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WCSJ)를 열었다. 사진은 17일 오전에 열린 총회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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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과학기자연맹 소개 세계과학기자연맹(WFSJ)는 각국의 과학기자협회가 회원으로 참가한 비영리 단체다. 아프리카,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 등 5개 권역에서 22개국 30개 협회가 가입해 있다. 연맹은 과학, 과학자와 공중(대중)을 이어주는 교량으로서 과학저널리즘 활성화를 추구한다. 연맹은 시민사회와 민주주의의 핵심 인자로서의 과학기자의 구실을 촉진한다. 연맹의 목표는 세계적으로 과학보도의 질을 향상시키고, 규범을 개선하며, 과학기술 저널리스트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목적] 연맹은 회원 협회와 회원들의 정기적인 교류를 조직하기 위해 노력한다. 협회가 없는 곳에는 조직의 설립을 진작하고, 전세계 과학기자들의 협력망의 기회를 부여한다. 연맹은 과학저널니즘의 발전과 경향에 대한 정보를 나눌 웹사이트를 운영한다. 과학기자, 특히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자의 교류와 훈련은 주요 사업의 하나다. 연맹의 가장 큰 행사는 정기적인 세계과학기자컨퍼런스(WCSJ)다. 지금까지 5번 열렸는데, 올해 멜버른대회를 비롯해 2004년 몬트리올, 2002년 브라질, 1999년 부다페스트, 1992년 도쿄 등이다. 다음 대회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관례에 따라 차기 회장은 영국
Philip Campbell, editor in chief, Nature
John Rennie, editor in chief, Scientific Ameri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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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캠벨 <네이처> 편집장이 2007년 4월17일 호주 멜버른 하이야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의 ‘동료평가에 대한 동료평가’ 세션에서 ‘<네이처>와 자매지들에서의 동료평가의 운영과 압력들’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뒤 청중한테서 질문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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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sion title : The role of scientific journals in breaking news 발제자 Pallab Ghosh, a science correspondent for BBC News
Pilip Campbell, editor in chief, Nature
Geoff McFadden, a federation fellow of Melbourne University
Leigh Dayton, The Australian newspaper's science writer 과학 출판에서 동료평가(peer review)는 근본이 되는 기준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과연 동료평가는 과학적 가치를 항상 보증해주는가?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 둘쨋날(4월17일)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동료평가에 대한 동료평가’ 세션에서는 영국에서 발행되는 과학 매거진 <네이처>의 필립 캠벨 편집장과 워위크 앤더슨 호주 국립보건의학연구위원회(NHMRC) 위원장, 존 레니 <사이언티픽 어메리카> 편집장이 동료평가의 현황과 문제점,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2001~2006년에 모나시대학 생명의학대 학장을 맡기도 했던 앤더슨 위원장은 먼저 동료평가자로서의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그는 “동료평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사려깊고 건설적이기보다 비판적이기 쉽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편견(biases)의 제거는 어떻게 할 것인지, 실수와 이해충돌, 사기 등에 대한 책임의 한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동료평가자들의 고민이라고 앤더슨은 소개했다. 또 저널(또는 지원 기관)이 명확히 자신들이 원하는 평가기준을 전달하는지, 평가에 대한 보상은 있는지,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약간 벗어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몇 년 뒤면 중국·한국·인도 등에서 특정 분야의 경우 연구를 주도할텐데 이런 세계화가 동료평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평가자 신분을 드러내야 할지 등도 동료평가자로서 생각할 문제들로 지적됐다. 그는 “동료평가자는 제출된 논문의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결론과 자료들이 일치하는지, 저자들이 내용(context)과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는지 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부 평가자들은 저자들이 자신의 논문을 인용했는지, 저자들이 자신의 이론에 동의하는지, 저자들이 권위에 순응적인지 아니면 탈권위주의자인지를 살핀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동료평가자는 논문 제출자들의 아이디어 일부는 때로는 통째로 훔치기도 한다고 그는 밝혔다. 앤더슨 위원장은 ‘더 좋은 방법이 있는가, 동료평가제도를 더 개선할 수 있는가, 또 그럴 필요는 있는가’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서 국립보건의학연구위원회의 연구수행의무규정을 소개했다. 규정은 평가는 공정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며, 신뢰성 있게 내용이나 결과를 공표해서는 안되며, 모든 이해충돌을 밝히고, 동료평가 과정에 편견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평가와) 관련 없는 사항을 고려해서는 안되며, 취득한 지식을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그를 통해 이득을 취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그러나 “호주 과학자의 90%만이 동료평가에 진지하고 성실하게 참가하고 있다”며 “동료평가가 논문들의 실수나 사기를 찾아내는 적절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곧 동료평가는 전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일 뿐이지 결정이나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20세기의 동료평가제가 이상적인 것인가, 21세기도 계속 수용될 수 있을까’라고 전제한 뒤 “동료평가에서 과학의 세계화는 새로운 문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도의 개선에는) 오픈 액세스(논문 무료 공개) 저널과 자기 출판 문제, 학제간 영향 가령 임상/생명의학 모델에 물리학, 공학 모델이 영향을 끼치는 문제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캠벨 편집장은 ‘네이처와 네이처 자매지들에서의 동료평가 운영과 압력들’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그는 “네이처는 다른 저널들과 마찬가지로 137년 동안 훌륭한 논문들을 거절하고 엉터리 논문들을 출판해왔다” “네이처는 해마다 최대 5명의 저자가 있는 최대 1만건의 논문을 거절하고 있는데, 이는 적지 않은 분노를 야기할 것이다”라는 ‘고백’으로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동료평가는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로움보다는 이로움이 더 크고, 지지를 받고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적 관심이 과도하게 강해지면 쇤이나 황우석 스캔들에서처럼 과학자와 종교, 정치, 특정 이해세력 사이의 신뢰가 깨지기도 한다”며 “이에 따라 동료평가는 최근 심각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네이처의 동료평가 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1869년 창간 이래 편집위원회(editorial board)를 둔 적이 없다. 편집자들은 두세명의 익명의 평가자(referee)의 조언을 받고 출판에 대한 결정을 하고 책임을 진다. -현재 출판과 연구 경력이 풍부한 25~50살의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인도 출신 편집자 26명이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들은 동료평가 이전에 연간 1만1천건에 이르는 논문 가운데 60%를 투고 일주일 안에 거절한다. -편집자들은 모든 투고 중 90%를 거절한다. -동료평가와 결정에는 보통 4~5주가 걸린다. 그러나 특히 여름에는 기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요즘에는 온라인에 먼저 출판되고 나서 인쇄판에 실리는데, 보통 몇주가 걸린다. 캠벨은 ‘어떻게 선택의 질을 높이는가?’라는 질문을 전제하고 “우리는 연구실이나 학술대회에 참가해 사람들을 파악하고, 그 분야의 세부사항들까지 이해하며, 사람들에 대한 우리 자신의 판단력을 키운다”고 말했다.(캠벨은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황우석 박사의 논문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황을) 이전에 알지 못했고, 논문을 발표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평가자 선택과 편집 판단의 버팀목으로, 항상적인 새로운 평가자 발굴, 편집과정의 자체적 평가, 역동적이거나 애매한 분야의 편집 기준에 대한 전문가들과의 협의 등을 들었다. 그는 “필요할 경우 편집자들은 협의를 통해 결정을 내리고, 숫자나 데이터 등 상세한 것까지 검토를 하지만 때때로 그 타당성을 점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네이처가 2005년 6~11월 네이처 논문 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514명 가운데 74%가 “논문이 동료평가자들의 지적에 따라 개선됐다”는 데 찬성하고, 6%는 반대의견을 보였다. 나머지 20%는 중도 의견이었다. 그는 “좋은 평가는 평가자가 그 논문에서 본 것을 간략하게 말해줄 것이고, 논문의 타당성과 잘못들, 중요성 등을 보여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편집자들은 평가자들이 종종 그들의 배경과 전문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논문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편집자들은 어떤 경우 모든 평가자들의 의견을 거스르고 논문 게재를 거부하거나 또는 출판하는 최종 결정을 내린다”고 그는 덧붙였다. 캠벨은 새로 시도되고 있는 공개 비평(open comment 또는 public comment)에 대해 “대부분의 공개 비평은 지정 비평(평가자에 의뢰해 받은 비평)보다 덜 상세하고 비전문적이어서 덜 유용하고, 또 질적으로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저자들 사이의 경쟁, 다학제성, 새로운 기술, 복잡한 데이터와 모델들, 다양한 의견들은 동료평가제에 대한 건설적인 압력들이지만, 사기, 표절, 변조, 이미지 조작, 상업적 기밀성(black-box science) 등은 건강하지 못한 압력들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동료평가의 장점은 다양한 배경 또는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내며, (논문의) 잘못을 찾아낼 기회가 더욱 많아진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레니 편집장은 “대다수 사람들이 동료평가를 신뢰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믿어버리면 문제가 생긴다”며 “실수(에러), 사기(고의적), 편견과 부정직(지원기관이 지정한 방향으로의 연구 등), 정치적 압력 등이 동료평가에서 발생할 수 있는 4가지 유형의 문제들이다”라고 말했다. 레니는 “동료평가는 잠정적인 과정으로, 그 자체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한 저널에 논문이 게재된 것이 왜 뉴스가 되는지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유명 잡지에 논문이 실렸다고 그것을 바로 기사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가지 출처에만 의존하지 않으면 더 좋은 저널리즘이 될 것이고 일반 대중들이 과학을 좀더 사실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주요뉴스에서의 과학 저널의 역할’ 제목의 세션에서는 동료평가와 함께 엠바고 문제가 논의됐다.
Annmaree O'Keeffe AM, Australia's Special Representative for HIV/AIDS(Australia)
Subbiah Arunachalam(Arun), a volunteer with MS Swaminathan Research Foundation(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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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에이즈 특별대사인 앤메어리 오키프가 4월19일 호주 멜버른 하이야트 호텔에서 열린 세계과학기자콘퍼런스에서 ‘에이즈, 여성과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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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결과물들이 여성을 통해 공동체에 잘 전파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개발도상국에서 실제로 과학지식이 여성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세션이었다. 애시비 소장은 “세계의 빈곤층 12억명 가운데 80%가 생계를 농업에 의존하고 있다”며 “과학과 빈곤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 사이에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세계에는 8억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고, 1997년과 2002년 사이에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가 더 증가했으며, 농촌인구의 90%가 곡물 생산에 매달리고 있으나 여성과 여자아이들은 이 식량에 접근하는 데 제한을 받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특히 35억명이 철분 결핍이며, 아시아의 경우 가임 여성의 60%가 철분결핍에 의한 빈혈증을 가지고 있다. 해마다 3천만영의 아기가 영양실조인 상태로 태어난다. 애시비는 1965~1999년 사이에 개발도상국에서 인구증가율에 비해 곡물 생산은 더 증가한 반면 콩류의 증가율은 인구증가율보다 낮았다고 지적했다. 여성들이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서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는 콩류나 청과·견과류, 푸른 채소를 먹어야 한다. 애시비는 이들을 ‘여성의 식량’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말라위의 경우 옥수수로 인한 가계수입은 줄어들고 여성의 식량 특히 콩류의 판매로 인한 수입은 늘어났다. 여성이 가장인 가구의 가계 수입 증가는 46%에 그친 반면 남성이 가장인 가구의 수입은 77%가 증가했다. 여성의 식량은 민간분야의 연구개발에서 배제됐고, 강한 규제는 여성의 식량의 GMO 기술에 장애로 작용했다. 애시비는 “15년 전 다 된 것 같던 유전자 이식에 의한 식량작물들은 앞으로 적어도 10~15년 이상은 돼야 아프리카의 소농들이 접할 수 있다”며 “단기간 대책으로는 직접민주주의식 작물 재배(PPB·Participatory Plant Breeding)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PPB는 농부들이 직접 원하는 특질들을 선택해 부모 작물을 골라내 교배를 시키고, 그 자손 소산물을 평가해 씨를 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애니시는 “영양가 높은 작물의 재배에 대한 여성들의 통제와 이 작물의 판매에서 나오는 이득은 개발도상국의 건강 식량 보급 구조에 필수적이다”라며 “PPB는 여성들의 통제력을 향상시키고, 지역 식량 체계와 공동체 기반 영양 프로그램에서 전통적인 작물의 역할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빈곤층 여성들은 그들의 전통적인, 영양이 풍부한 작물들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PPB가 음식의 안전성에 여성의 통제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키프 대사는 ‘에이즈, 여성과 과학’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의 에이즈 감염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그는 2006년 현재 세계에서 HIV에 감염된 인구가 3950만명으로, 이 가운데 15~49살의 성인이 3720만명, 여성이 1770만명, 어린이가 230만명이라고 소개했다. 지역별로는 중남부 아프리카가 2470만을으로 가장 많고, 북미가 140만, 중미가 25만, 남미가 170만, 서유럽 74만,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170만, 동아시아 75만, 남아시아 780만, 북아프리카와 중동 46만, 오세아니아 8만1천명이다. 그는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감염자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의 감염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키프는 “예방 외에 특별한 묘책은 없다”며 “캄보디아나 타이랜드에서 예방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은 (에이즈 예방에) 가장 좋은 무기”라며 “수치심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아룬은 인도의 63만7천여개 마을에 설립돼 있는 ‘지식 센터’(Knowledge Center)들이 지역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를 소개했다. 지식센터는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농업, 건강, 고용, 날씨, 교육, 통치 권한, 소규모 창업 훈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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