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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3 18:13 수정 : 2007.06.13 22:40

3~5살 아이 앞에선 편안한 표정이 최고래요

신영숙 교수 논문 “쾌-유쾌보다 긴장-이완으로 판단”

동양에서는 예전부터 인간의 감정을 기쁨·노여움·슬픔·즐거움·사랑·미움·욕심 등 일곱 가지(七情)로 구분했다.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 교수(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는 행복·놀람·공포·분노·혐오·슬픔을 여섯 가지 기본정서로 보고, 이들의 복합된 정서가 얼굴 표정을 통해 잘 표현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간의 복잡다단한 감정을 이렇게 단순화시킬 수 있을까? 제임스 A. 러셀 교수(미국 보스턴칼리지)는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사람들은 우선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이 얼마나 유쾌한지, 불쾌한지 또는 이완돼 있는지 격앙돼 있는지 대략 판단을 한다. 그 다음 ‘유쾌-불쾌’와 ‘각성-수면’을 각각 X축과 Y축으로 하는 2차원 공간에서, 표정에 나타난 정서가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 다시 생각한다. 여기에 ‘분노’나 ‘공포’도 함께 들어 있다면, 주변 상황이나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근거로 최종적으로 분노인지 공포인지를 결론짓는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어떻게 어른들의 표정을 읽을까? 최근 <인지과학회지>에 이와 관련한 연구논문을 발표한 신영숙 조선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13일 “아이들은 (유)쾌-불쾌보다는 표정의 이완 여부로 감정을 판단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이는 아이들 앞에서는 행복한 표정보다는 편안한 표정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실험에서는 3~5살 유치원생들에게 우선 연극단원들이 지은 기쁨·슬픔·놀람·졸림·두려움·화남·편안함·지겨움·쓸쓸함·싫어함·만족·기대·긴장·괴로움 등 14가지 표정 사진들을 보여줬다. 아이들에게 “유치원에서 집에 돌아왔을 때 아무도 없으면 어떤 느낌이 생기느냐”는 식의 질문을 던진 뒤 가장 느낌이 강한 사진을 순서대로 4장을 고르게 했다. 신 교수는 “실험 결과 5살 어린이들은 정서 분포가 크게 다섯 그룹으로 나뉜 데 비해 3~4살 어린이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아이들이 자라면서 정서 범주가 세분화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슬픔, 졸림, 화남, 놀람 등은 다른 정서들보다 일찍 분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어른들은 상대방의 정서를 판단하는 데 표정이 유쾌한지 아닌지를 더 중시하는 데 비해 아이들은 표정이 긴장됐는지 이완됐는지로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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