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20 18:53
수정 : 2007.06.21 16:34
|
낙동강 강변여과수 물맛 ‘꿀맛’이네
|
취수장 개발 물 퇴적층에 통과시켜…소독약 냄새 안나 인기
경남 창원시 대산면과 북면 주민들은 요즘 물맛에 살맛이 난다. 허주 대산면사무소 총무계장은 20일 “이곳은 애초 바다를 매립해 만든 지역이어서 동네별로 간이상수도를 만들어 썼으나 자주 수질검사를 받아야 하고 물맛도 짠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강변여과수 취수장이 개발돼 수돗물 맛이 좋을뿐더러 소독약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변여과수는 강물을 취수한 뒤 각종 약물처리와 정수 공정을 거쳐 수돗물을 공급하는 일반 정수장과 달리, 하천수를 강변의 퇴적층에 통과시켜 물을 정수하는 취수 방법이다. 국제적 사례로는, 독일의 뒤셀도르프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강변을 따라 뚫은 취수정을 통해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음용수로 쓰고 있다. 또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프랑스의 크로시에선 강물을 강변의 퇴적층에 여과시켜 물을 얻고 있다.
함세영 부산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강변여과수는 강 하류지역 주민에게 수돗물 정수처리 공정이 간단하면서도 양질의 물을 제공할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라며 “현재 낙동강 하류 창원시와 함안군에서 강변여과수 취수장이 운영되고, 김해시에서도 취수장 건설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지역의 경우 2002년 처음 대산면과 북면에 각각 1만t 규모의 강변여과수 취수장이 건설됐으며, 지난해 말 6만t 규모의 취수장(사진)이 추가로 만들어졌다. 현재 창원시 전체 수돗물 12만t의 4분의 1인 3만t이 이 취수장들에서 공급되고 있다. 2016년까지는 전체 취수량이 24만t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강변여과수가 낙동강 등 퇴적층이 발달한 하천 하류지역의 새로운 식수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함 교수팀의 조사 결과, 강변여과수는 주변 정수장 표류수보다 수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산면 정수장 표류수의 질산성질소와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각각 평균 2ppm, 3.1ppm인 데 비해 대산면의 강변여과수는 각 0.6ppm에 불과했다. 북면 정수장 표류수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평균 4.5ppm인 데 비해 그곳의 강변여과수는 1.4ppm이었다. 함 교수는 “특히 강변여과수의 경우 염소소독을 많이 하지 않아도 돼 소독 부산물인 트리할로메탄은 기존 정수장의 3분의 1, 클로로포름은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강변여과수는 낙동강 등 퇴적층이 발달한 하천에서 가능한 것이어서 적용할 수 있는 지역이 많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함 교수는 22일 저녁 7시부터 부산역에서 강변여과수를 주제로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한다. 이근영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