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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초로 종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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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류의 재발견
디지털은 종이를 줄이지 못했다. 서기 105년에 중국의 채륜이 목재 종이를 발명한 이래 펄프의 생산량은 계속 늘어, 제지산업은 근래 들어서도 해마다 3%씩 팽창하고 있다. 그러나 종이 생산은 1초마다 축구장만한 숲을 사라지게 하고, 표백 과정에 다이옥신을 발생시키는 등 반환경 산업으로 지목받아왔다. 국내 연구진, 생산기술 개발해 세계 첫 특허목재보다 재질 뛰어나…공정 쉽고 친환경적 국내 연구진이 목재 펄프를 대체할 홍조류 펄프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홍조류는 붉거나 자줏빛을 띤 해조류(바닷말)로, 우뭇가사리·김 등이 속한다. 서영범 충남대 환경임산자원학부 교수팀은 27일 “우뭇가사리 등 홍조류에는 종이를 만들 수 있는 홍조섬유가 밀집돼 있다”며 “이를 이용한 종이 생산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말 국내 특허는 받고, 40개국에 특허를 출원해놓았다”고 말했다. 아직 홍조류 종이 생산 기술로 특허를 출원한 예가 없어 이번 특허가 등록되면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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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범 충남대 교수와 벤처회사인 페가서스인터내셔널 공동연구팀이 경남 밀양의 한 시범공장에서 홍조류인 우뭇가사리로 종이 생산용 펄프를 만들고 있다. 페가서스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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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류 펄프는 제조 과정이 목재 펄프 공정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하다. 나무에서 펄프를 뽑아내려면, 셀룰로오스를 결착시켜 딴딴하게 만드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을 물리적 힘과 고열을 가해 빼내야 한다. 반면 홍조류에서는 80~100도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홍조섬유가 대부분 추출된다. 홍조섬유 자체가 흰색이어서 표백에 과산화수소 등 친환경 화학약품만 써도 충분하다. 또 홍조류로 만든 종이는 목재 종이보다 구조가 치밀하고, 인장 강도가 높아 질기고, 평활도가 높아 표면이 고르다. 특히 평활도는 침엽수나 활엽수로 만든 종이보다 몇 배 높다. 그만큼 인쇄가 고르게 잘 돼 고급지 원료로 유리하다. 서 교수는 “홍조류 종이는 원료 생산이 쉬운데다, 목재 펄프의 부산물인 리그닌은 태워 없앨 수밖에 없지만 홍조류 펄프 부산물은 각종 식의약품 원료로 활용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뭇가사리 등의 생김새는 육지 식물처럼 줄기와 잎, 뿌리가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나 줄기로 양분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몸체 전체로 광합성을 한다. 그만큼 성장률이 높아 종류에 따라서는 하루에 5%씩 몸집을 불려 두 달 만에 4배로 늘어난다. 또 세계 어디에서든지 바다 표면 50㎝~10m에서 잘 자란다. 연구팀은 지난해 8월부터 인도네시아 렘봉간섬에서 홍조류 양식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또 베트남 국립해양자원연구소와도 공동연구를 벌이고 있다. 국내 연안은 태풍의 피해를 받을 수 있어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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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펄프와 홍조류 펄프의 평활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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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휴대전화 외장재로 활용 가능성도
고분자 바이오복합재 원료로 연구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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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복합재료 저장탄성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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