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6천m급 해양과학 탐사용 심해무인잠수정 ‘해미래’가 미국·일본·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진수됐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오는 11월 해미래로 경북 포항 인근 바다에서 본격적인 해저 부존자원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해양연구원 제공
|
“포항 앞바다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찾아라”
지난달 19일 동해 깊은 바다 밑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데 처음 성공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물리탐사선 탐해2호가 사용한 도구는 지름이 10㎝도 채 안 되는 가느다란 파이프(피스톤 코어러)였다. 사용된 도구만 보더라도 탐사와 채취가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임을 알 수 있다. 사람이 눈으로 직접 확인하거나 적어도 카메라로 촬영을 할 수 있다면 좀더 쉽게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오는 11월에는 한국해양연구원이 개발한 무인잠수정 ‘해미래’가 포항 인근 바다 밑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찾아나선다. 해양연구원 개발 6000m급…11월 출정 계획또 다른 잠수정 ‘이심이’ ‘아이리스’도 개발중
|
이심이 / 아이리스
|
해미래는 지난해 5월 개발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으로, 그해 10월 울릉분지에서 해저 2026m까지 들어가 동판 태극기를 설치했다. 또 11월에는 서태평양 필리핀해 아래 577 깊이에서 약 3시간 동안 탐색활동을 벌여 성능이 확인됐다. 6000m급이면 전세계 바다의 98%를 탐색할 수 있다. 이 단장은 “오는 11월 탐사는 해미래로 우리 바다 밑에 존재하는 부존자원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첫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아니더라도 메탄을 대사에 사용하는 심해 생물을 발견한다면 과학 연구뿐 아니라 산업적 활용도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자율형 무인잠수정도 개발중=해양연구원은 베일에 싸여 있는 바다 속 신비를 탐색할 자율형 무인잠수정인 ‘이심이’와 ‘아이리스’(IRIS)도 개발하고 있다. 해미래는 바다 위의 탐사선에 케이블을 연결해 바다 밑을 탐색하는 원격조정 잠수정인 데 비해 이심이는 자체 추진력을 갖추고 앞쪽에 달린 카메라와 음파탐지기(소나)로 스스로 길을 찾으며 움직이는 자율형 잠수정이다. 어뢰처럼 생긴 이심이는 재야인사인 백기완씨가 초청강연 때 소개한 전설 속의 물고기 이름에서 따왔다.
|
국내 개발 무인잠수정 제원
|
| |
동해서는 어떻게 찾았나 다양한 장비·방법 복합적 응용
98년부터 53번째 시도끝 성공 첨단 물리탐사선 탐해2호는 지난달 19일 망망대해인 동해에서 2000m 아래의 지름 몇 미터에 불과한 가스하이드레이트 기둥을 어떻게 찾아냈을까?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해저 심층부에는 수㎞에서 수십㎞에 이르는 거대한 광맥으로 형성돼 있지만, 해저면을 향해 수직으로 발달한 기둥 부분은 지름이 길어야 수십m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기둥이 해저면에 표출돼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 해저탐사단들은 표면에 형성돼 있는 가스층을 찾으려 애를 쓴다. 이번 탐사를 주도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권영인 박사는 4일 “외국 탐사단들이 1000번의 시도에 한번 정도 성공하는 게 보통”이라며 “우리가 1998년 처음 시도한 이래 53번째 만에 가스하이드레이트 채취에 성공한 비결은 다른 탐사단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탐사방법과 장비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한 데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우선 탄성파를 활용해 가스층이 존재하는 지점을 탐색해냈다. 가스분출구를 찾은 뒤에는 정밀수심측정기로 표층 퇴적물의 길이·방향 등 특성을 살피고, 전도도·온도·용존산소 센서 등을 내려보내 가스층의 상태를 분석했다. 메탄센서로 가스층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뒤 심해저카메라로 가스 분출 장면을 촬영했다. 그러나 정확한 가스층 위치를 파악하더라도 가스층 아래 존재할지 모르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일은 쉽지 않다. 700㎏짜리 추가 위쪽에 달린 지름 8.2㎝, 길이 8m의 가느다란 피스톤 코어러를 정확한 위치에 떨어뜨려야 하지만, 코어러를 매단 케이블을 2000m 아래로 내려뜨리다 보면 방향이 휘어지기 일쑤다. 이때 쓰이는 장비가 심해저위치확인시스템(USBL)으로, 음향으로 배와 코어러, 가스층 등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잡아낸다. 연구팀은 이 장비를 이용해 코어러를 가스층 100m 정도 위에 정확히 위치시킨 뒤 자유낙하를 시켰다. 코어러 파이프에 들어 있는 시료를 채취해 가스크로마토그래피로 확인하는 순간 가스하이드레이트임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날도 7번째 코어러를 낙하시킨 뒤에야 성공했다. 이근영 기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