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링클러가 전기 없이 도는 이유는?
|
과학향기
“이번 주말에는 소풍이나 가볼까?” 짠돌 씨가 아이들에게 먼저 소풍을 가자고 제안했다. 주말마다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시달리느니 아예 밖으로 나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와~ 아빠. 어디로 가는데? 난 공원이 좋더라.” “서방신기 콘서트는 어떨까? 요즘 신곡도 나왔다고 하던데.” 옆에서 듣고 있던 초보주부 김 씨가 상황을 정리했다. “요새 서울광장에서 문화공연 한다던데 거기 가요.” 서울광장에 도착한 짠돌 씨 가족은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엄마, 저 기계는 뭐에요? 물 나오는 거!” “아~ 저건 잔디밭이나 농장에서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라는 기계란다.” 아이들은 신기한지 그 옆으로 다가가서 놀다가 온 몸에 물을 뒤집어쓰고 돌아왔다. “아빠. 스프링클러를 보니 전기선이 안보여요. 전에 아빠가 ‘우리 집에 있는 기계들은 다 전기를 엄청나게 처먹는 것들이야’라고 말했잖아요. 전기도 없이 어떻게 움직이지?” 집에서 했던 실험의 결과인가. 호기심이 왕성해진 아이들을 보니 짠돌 씨의 마음이 뿌듯해졌다. 아내는 아이들의 옷을 갈아 입히느라 정신이 없다. “왜 그럴까? 힌트를 주자면 스프링클러는 전기가 아닌 물로 움직여.” “어. 그래요? 어떻게 물로 움직이지?” “좋아. 여기서 실험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지. 막희야, 어서 캔 음료수 먹던 거 마저 마시고 아빠 주련. 당신은 뜨개질 하던 실 좀 줘 봐요. 난 어디 못이 없나 찾아봐야지.” [실험 방법] 1. 준비물 : 음료수 캔, 실 , 물, 송곳(본문은 못이지만 송곳으로 실험했습니다.) 2. 송곳으로 캔 바닥 가까운 옆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4개의 구멍을 뚫는다. 3. 송곳으로 각각의 구멍을 한쪽으로 눌러 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도록 한다. 구멍의 크기는 송곳으로 만들 수 있는 최대 크기로 한다. 크게 뚫을수록 깡통이 잘 돌아간다. 4. 캔 뚜껑 손잡이를 똑바로 세운 뒤 뚜껑 연결부위에 실을 맨다. 5. 구멍을 막고 캔에 물을 가득 채워 넣은 뒤 구멍을 막는다. 6. 구멍을 막던 손을 놓으면 캔이 돌아간다. ※구멍의 개수를 늘리면 깡통의 회전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깡통에 물을 넣고 손으로 막기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개수로 뚫으세요. “우와~ 캔이 막 돌아요~!” “스프링클러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물을 뿜어내요.” “스프링클러의 기본 원리는 이 캔이 도는 것과 똑같아.” “에이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스프링클러는 팍팍 절도 있게 끊어서 돌지만 얘는 그냥 빙빙 돌기만 하잖아.” “하하~. 그건 스프링클러에 좀 특수한 장치가 달려있어서 그래. 물을 모았다가 스프링의 힘으로 밀면서 하는데…. 어쨌든 기본 원리가 이거랑 같은 거야.” “알겠어, 아빠. 우리가 그건 봐주도록 하지. 계속 설명해봐.” (※스프링클러는 수압으로 움직입니다. 이를 위해서 펌프가 필요하니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데 전력 소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프링클러의 노즐은 수압을 모았다가 일정 수압 이상이 되면 분출합니다. 물은 잘게 만들어 멀리 뿌리고, 이때 생기는 힘으로 노즐은 일정한 각도로 회전하게 됩니다.) 이것들이…. 가장의 권위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군. 하긴, 언제는 있었나. “자~ 저번에 우리 물 풍선 만들어서 놀던 기억나지?” “네.” “그때 풍선에 물을 넣은 뒤 풍선 입구에서 손을 떼면 어떻게 됐었지?” “물이 막 빠져 나오면서 풍선은 뒤로 날아갔어!” “맞아, 내가 조준을 잘못하는 바람에 오빠 옷을 다 버렸지.” “그래, 이것도 똑같은 원리란다. 바로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야. 모든 물체에 가해지는 힘은 반대 방향으로 똑같은 힘이 작용하는 거야. 봐~. 캔 구멍을 막고 있던 손가락을 떼면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지? 물이 나오는 반대 방향으로 물 풍선이 움직이듯 깡통도 물이 나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야. 여러 구멍에서 나오는 힘이 합쳐지면, 깡통이 빙빙 돌게 되지.” “음…. 그럼 내가 막희에게 알밤을 먹이면 내 손도 아픈 게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때문이야?” “그렇다고 할 수…. 막신아, 동생 좀 그만 때려!”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어 돌아보니 아내가 째려보고 있다. 실험을 재현하며 설명하려다 자리가 온통 물바다가 됐고 애들 옷도 다시 흠뻑 젖은 것이다. “모든 일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는 법. 아빠가 옷을 다 버리는데 기여했으니 오늘 빨래도 아빠가 기여해야겠지?” 공원에 나가 어찌 하루를 버텨 보려던 짠돌 씨의 계획은 또 수포로 돌아갔다. 그날 밤 짠돌 씨 화장실에는 밤 늦도록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글: 과학향기 편집부)
|
집에서 함께하는 실험: 깡통 스프링클러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