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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9.10 16:16 수정 : 2007.09.10 16:16

지난 2월 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홍수가 덮쳐 수천 채의 집을 쓸어버리자, 주민들이 간신히 빠져나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불러온 기상이변으로 세계적으로 피해가 늘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

올 여름 날씨는 무척 변덕스러웠다. 햇볕이 내리쬐다가도 문득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잦았다. 비가 와도 개운하지 않고 오히려 짙은 안개가 내려앉아 숨이 막히고는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는 지금'과 같은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보아왔던 지구온난화의 폐해가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다행히 가을이 찾아와 오랜만에 선선한 저녁공기를 만끽하고는 있지만, 아열대 식물들의 북방한계선이 점점 위로 올라갈 뿐 아니라 겨울철까지 모기가 창궐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니 여름이 끝났다고 해서 안심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에도 많은 언론과 특히 포털 사이트들은 지구온난화 현상을 그저 흥미로운 기사거리로 다루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앞으로는 서울에서도 야자수를 구경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고 언론만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우리사회 오피니언 리더들도 대부분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 못 한듯 하다. 특히 정치인의 경우, 가혹하게 말하면 이미지 포장을 위해 친환경적 언사를 내뱉는게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앨 고어와 같은 진실한 '친환경 지도자'가 등장할 날을 고대해 보는 건 지나친 무리일까.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일명 다보스 포럼)은 기후변화를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잠재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다소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는데, 2006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참석자들이(약 20%) 기후변화를 가장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답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글로벌 리더들의 관심이 날이 갈수록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근래 퇴임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기후변화, 국제무역, 그리고 아프리카가 지구촌 3대 키워드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고 한다. ('다보스리포트, 힘의 이동', 매일경제신문사)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멀다. 단적인 예로 발전량을 들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4년 한국의 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0.6%)은 OECD 국가들의 1982년 수준"이라고 한다. 오랜 기간동안 대부분의 발전량을 화력(62.3%)과 원자력(36.0%)에 성공적으로 의존해 왔기에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는 미처 관심을 두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서야 비로소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선진국들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는게 사실이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주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제적 실익을 위해서도 지구온난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성은 너무나도 충분하다.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비롯해 각종 친환경 기술들이 2~30년 사이에 보편적으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앞선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들은 환경 관련 규제를 보다 까다롭게 적용하게 될 것이다. 벌써 유럽연합(EU)은 2012년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욱이 교토의정서와 같은 범지구적 협약은 피해가기 힘든 규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완강하게 버티던 미국도 자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가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로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비노드 코슬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창업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화석연료는 내게 미국 패스트푸드와 같다. 싸고 양이 많지만 건강에 좋지 않고, 우리의 땅을 파괴하는 아주 비 경제적인 공통점이 있다."('다보스리포트, 힘의 이동') 한번쯤 깊이 되새길만한 명언이다. 화학조미료가 당장은 맛도 좋고 저렴하지만 결국에는 사람의 몸을 해치게 되는 것처럼 값싼 화석연료도 당장은 경제에 유익할지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파괴적인 결말을 불러오게 된다. 먹거리에 대한 '웰빙'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에너지도 '웰빙' 바람을 타야하지 않을까.

한 겨울에 미리 에어콘을 장만하듯이 선선한 가을날에도 지구온난화를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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