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 경고
구 소련이 처음으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발사, 우주시대 개막을 선언한 지 오는 4일로 5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미국이 우주경쟁에서 아시아 국가들에게 '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을 맞을 수 있다고 미 과학자들이 30일 경고하고 나섰다. 일부 미국 과학자들은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설정한 우주개발 프로그램의 성과는 미국이나 구 소련이 세운 이정표와 비교하면 대단하지 않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우주개발 분야를 선도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인도는 오는 2008년 상반기에 달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고, 지난 2003년 유인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중국도 2008년 후반기에는 달 탐사선을 발사할 예정이며 일본도 지난 14일 달 궤도위성 발사에 성공, 달 경쟁에 동참했다. 이를 토대로 중국과 인도는 2010년대에 달에 인류를 보내겠다는 야심 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내디딘 지 48년 만인 오는 2020년부터 달에 우주기지 건설을 시작해 오는 2037년에는 화성에 인간을 보낸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프랭크 그린핀 국장은 "스푸트니크 발사 100주년을 기념할 때면 우리는 화성 착륙 20주년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하지만 많은 우주물리학자나 우주엔지니어, 저명 과학자들은 미국 젊은이들 가운데 우주개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고, 엘리트 과학자 육성에 대한 정부의 투자감소를 지적하면서 그리핀 국장의 주장에 선뜻 동의하지 않고 있다. 우주전문가인 닐 드그라스 타이슨은 "미국은 더 이상 리더가 아니라 단지 활동가"라면서 "우리는 제자리에 남아 있음으로써 사실상 뒤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올해 발간된 미 국립과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선 한 해에 과학자들이 7만명이 대학을 졸업하지만 중국에선 25만명, 인도에선 20만명 배출되는 등 아시아 국가들의 과학자수가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 보고서는 또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미국은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슈퍼파워의 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전략적, 경제적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지난 1957년 소련이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쏘아 올리자 적잖은 충격에 빠져 뒤늦게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한 바 있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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