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0.24 20:05
수정 : 2007.10.2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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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 크레이그 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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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예술인 89명 의견
‘에지재단’ 누리집에 모아
리처드 도킨스나 크레이그 벤터 같은 이름난 서구 과학자들이 만든 기발한 ‘나만의 공식’이 인터넷에 전시되고 있다.
과학문화운동단체인 ‘에지재단’의 세계물음센터는 지난 14일 저명한 과학 자와 예술인 89명이 ‘21세기에 당신의 공식, 방정식, 알고리즘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낸 갖가지 답변들을 모아 런던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이 공식과 방정식들은 에지재단의 누리집(edge.org)에서 볼 수 있다.
이번 문답 행사에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론의 힘’은 이론이 전제로 삼는 것들의 수에 반비례하고 이론이 설명해주는 것들의 수엔 비례한다는 공식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보면 다윈은 과학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강력한 이론을 발견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공생명체 합성’ 논란을 빚은 생명공학자 크레이그 벤터는 디엔에이 염기(아데닌, 구아닌, 시토신, 티민)와 탄소, 질소, 인의 비율을 써서 만든 독특한 ‘생명체 방정식’을 제시했다.
〈빈 서판- 인간은 본성을 타고나는가〉의 저자인 인지과학자 스티븐 핀커는 ‘우리가 만들거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의 수’를 계산하는 색다른 공식을 냈다. 물리학자 그레고리 벤포드는 그가 창안한 ‘논쟁의 방정식’을 통해 논쟁에서 격정(P)은 정보(I)가 많을수록 줄어들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중요성(S)을 제곱한 만큼 그에 대한 저항(R)도 늘어난다는 공식을 내고는 “공개 논쟁 자리에선 이런 법칙을 명심하자”고 꼬집었다. 고고학자 티머시 테일러는 세상 사물이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지 보여주는 아주 복잡한 도식을 그렸다.
한 심리학자는 아이와 어른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비교해 “많이 알수록 더 적게 본다” “나이가 들수록 의식은 좁아진다”는 공식을 제시했으며,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엘 카너먼은 “성공 = 어느 정도의 능력 + 운, 대성공 = 어느 정도의 능력 + 수많은 운”이라는 공식을 통해 성공과 평범함의 의미를 되새겼다. 과학기술 비평잡지 〈와이어드〉의 편집자 케빈 켈리는 해마다 문제보다 해법이 조금씩이라도 더 많아진다면 세상은 진보한다는 소망을 “(해법÷문제) 〉 1.01 = 진보”라는 공식에 담았다.
에지재단은 과학과 인문학의 ‘두 문화’를 넘어 ‘제3의 문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1988년 미국의 과학출판기획자 존 브로크먼(66)이 세운 단체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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