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1.28 21:10
수정 : 2007.11.28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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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혁 우주인 개발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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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최초 우주실험의 연출자들]
우주저울 개발한 최기혁 우주인 개발단장
국제우주정거장(ISS)엔 우주인의 몸무게를 재는 저울이 있다고 한다. 중력이 거의 없는 이곳에선 무게를 어떻게 잴까?
“일종의 ‘스카이콩콩’ 같은 장치로 무게를 잽니다. 우주인이 ‘티(T)’ 자 모양의 발판에 올라서면 저울이 미리 정해진 힘(F)으로 살짝 퉁겨냅니다. 우주인이 퉁겨나가는 가속도(a)가 측정되고, 이 값들을 물리공식 ‘F=ma’에 넣으면 우주인의 무게(m)가 나오죠.”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장은 28일 “가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려워 이 저울엔 오차가 1~2%나 된다”며 “좀더 정밀한 우주저울을 만들어 내년 4월 우주정거장에서 시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력을 이용하는 지상의 저울과는 달리 우주공간에선 힘, 가속도, 진동 같은 다른 방식으로 무게를 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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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저울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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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우주저울(‘공통 가속판 저울’)은 이미 제작돼 현재 러시아에서 안전검사를 받고 있다. 얼핏 보아 ‘스카이콩콩 저울’과 비슷하지만 다른 원리를 적용했다. 이미 질량을 아는 기준물체와 무게를 재려는 물체를 각각 다른 ‘무게감지 센서’(로드셀) 판 위에다 올려놓는다. 지상의 저울에 아주 흔하게 쓰는 센서다. 역시 두 물체를 같은 힘으로 동시에 퉁긴다. 이 때 다른 관성 때문에 두 물체의 반작용이 센서 판에 다르게 작용한다. 두 값을 비교하면 측정 대상 물체의 무게가 나온다. 최 단장은 “가속도를 측정할 필요 없이 무게감지 센서를 통해 반작용 힘을 전기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 오차가 적다”고 말했다. 이 저울로는 1g~1㎏의 무게를 잴 수 있다.
단순한 장치이지만, 실물이 만들어지기까지는 4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애초 2003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연구 프로젝트를 받아 우주저울을 개발하던 중에, 갑작이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그는 우주저울 아이디어들을 한동안 묵혀 두었다. 당시에 고안했던 여러 우주저울들도 눈길을 끈다. 무게를 재려는 물체를 스프링에 매달아 일정한 힘으로 잡아당긴 뒤 진동 횟수를 세어 무게를 재는 방식, 원판에 기준물체와 측정 대상 물체를 정반대편에 매달아 원심력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는 두 물체의 힘을 측정해 무게를 재는 방식도 있다. 또 휴대전화의 진동처럼 진동을 일으켜 무게에 따라 다른 진동 횟수를 재는 방법도 있다. 최 단장은 “우주저울은 미국·러시아도 본격 개발하지 않은 ‘틈새’ 분야”라며 “이 저울이 널리 쓰여 우리나라도 우주정거장 활동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대전/ 글·사진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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