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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05 20:10 수정 : 2007.12.05 20:10

지난달 30일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의 국제평가단으로 방문한 아슈토시 샤르마 인도기술원 교수, 해럴드 셰러가 미국 코넬대 교수, 이마이 히로시 일본 도쿄대 교수, 브루노 부흐베르거 오스트리아 요하네스케플러대 교수.(왼쪽부터) 고등과학원 제공

컴퓨터 안에서 실험·계산
계산과학계 해외 석학들
“현대과학의 기초 중 기초”

기후 예측, 생물 진화부터 단백질 3차원 구조나 나노물질의 성질까지…. 과학이 갈수록 더 복잡한 세상을 다루면서 더욱 복잡해진 실험과 계산이 컴퓨터 안에서 이뤄진다. 이런 현대과학의 특징 때문에 과학계에선 ‘시험관 실험’(in vitro)이나 ‘생물체 실험’(in vivo) 외에 실리콘칩 위에서 세상을 계산하는 ‘컴퓨터 가상실험’(in silico)이라는 새로운 말까지 유행하고 있다.

그 변화의 배경엔 계산과학이 있다. 지난달 30일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의 국제평가단으로 방한한 계산과학계 해외 석학들은 계산과학이 없다면 양자컴퓨터 개발, 나노물질 연구, 단백질 분석도 불가능하다며 “계산과학이야말로 현대과학의 기초 중 기초”라고 강조했다.

나노과학자인 아슈토시 샤르마 인도기술원 교수는 “매우 작은 나노물질의 전자기 성질은 우리 눈에 보이는 큰 물질과는 판이하게 달라 나노 실험은 매우 까다롭고 어렵다”며 “계산과학은 여러 후보 실험들을 컴퓨터로 미리 해본 뒤에 핵심 실험만 골라 직접 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그는 “나노물질은 아주 작기 때문에 반응성이 뛰어나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는데, 이런 나노 독성 실험도 안전하게 컴퓨터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백질 전문가인 해롤드 쉐라가 미국 코넬대 교수는 “단백질의 긴 사슬이 접혀 3차원 구조를 이뤄야 단백질이 제기능을 하는데 매우 복잡한 ‘접힘’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병이 생기는 법”이라며 “단백질이 어떻게 접히는지 보여주는 수퍼컴퓨터의 계산 덕분에 ‘장수 과학’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계산과학은 그동안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연산을 해주는 알고리듬을 개발해왔다. 미래의 계산은 어떤 모습일까? 히로시 이마이 일본 도쿄대 교수는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의 미래를 강조했다. 그는 “현행 암호 체계는 아무리 강력해도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쉽게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다”며 “불확정성의 원리에 기반한 양자암호가 상용화돼야 ‘절대보안'이 실현되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브루노 부흐버거 오스트리아 요하네스케플러대 교수는 “흔히 컴퓨터 연산속도가 하드웨어 발전 덕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완전한 오해”라며 “새로운 알고리듬으로 실현되는 연산속도의 증가는 하드웨어보다 1천배나 크며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드웨어 연산칩과 더불어 양자컴퓨터나 기호계산 같은 새로운 계산 알고리듬이 미래 컴퓨터과 복잡계 계산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 오철우 기자, 사진 고등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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