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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과학실험 훈련 위해 귀국한 고산·이소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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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과학실험 훈련 위해 귀국한 고산·이소연씨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호’와 꼭같은 가상의 비행 환경에서 경험했던 시뮬레이션 훈련이 잊혀지질 않습니다. 우주선이 발사되고 궤도에 들어서자 창 밖 멀리서 지구 모습이 보이기 시작할 때…,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습니다.” 내년 4월8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향해 10박11일의 우주여행을 떠날 한국 최초의 탑승우주인 고산(31)씨와 예비우주인 이소연(29)씨가 우주 과학실험 임무 훈련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 24일 과천정부청사 브리핑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고씨는 그동안 받은 우주 훈련에서 가장 인상깊은 일이 무엇인지 묻는 물음에 “지구 밖에서 지구를 처음 보았던 시뮬레이션 훈련”이라고 말했다. 고씨 “가상비행 때 지구 보고 탄성”이씨 “새해 4월 발사 때까지 최선” 지난 3월부터 러시아 가가린훈련센터에서 우주환경 적응훈련을 받아온 고씨와 이씨는 다음달 초까지 국내에 머물며 과학실험 최종 훈련을 받은 뒤 친지들과 함께 연말연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온 고씨와 이씨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둘은 한 목소리로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게 돼 너무 기쁘다. 내년 4월 발사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탑승우주인 고씨는 열흘 간의 우주정거장 생활이 녹록치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우주에 올라가면 생활환경이 크게 달라져 2, 3일 동안엔 ‘우주멀미’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무중력에 적응하고 우주정거장의 기기 소음에 적응하기 위해선 지상에서 충분한 체력과 정신력을 준비해야겠지요.” 우주정거장에선 여러 기기와 송풍기들에서 나오는 60~70데시벨의 소음이 쉼없이 발생해 우주인들은 종종 소음과 청력 약화의 고통을 호소해왔다. 이번 우주여행에서 고씨는 국내 연구자들이 기획해 마련한 18가지 실험 장비를 우주정거장에 가져가 실험을 수행한다. 중력이 거의 없는 무중력 환경에서 질량을 재고, 우주정거장 안 소음의 분포를 측정하며, 중력과 노화 유전자를 찾기 위한 돌연변이 초파리 실험 등을 수행한다. 그는 무엇보다 교육실험에 애착을 나타냈다. “우주인의 중요 임무는 어린이한테 우주를 보여주고 꿈의 지평을 넓혀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육실험이 중요하고 잘 해보고싶습니다.” 그는 우주정거장에선 펜과 붓으로 글을 어떻게 쓰는지, 허공에서 물이 어떻게 공처럼 떠다니는지 여러 신기한 현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우주여행 때 가져갈 우리 음식에 대한 기대도 빠지지 않았다. 예비우주인 이씨는 “미국 우주인들 사이에서 일본 우주식품이 인기가 높은데, 이번 우주여행이 김치 같은 우리 음식을 우주인들한테 널리 알릴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러시아에서 송편·콩국수 같은 우리 음식을 만들어 나눠주길 좋아해 훈련센터 안에서 인기가 높다고 고씨가 귀뜸했다. 글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사진 과학기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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