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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8 16:44 수정 : 2005.04.18 16:44

1965년 페어차일드세미컨닥터(Fairchild Semiconductor)의 연구원으로 있던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마이크로칩의 용량이 매년 배로늘어날 것으로 예측해 세상을 놀라게 한 지 올해로 40년이 지나고 있다.

1975년 마이크로칩 용량의 배가 속도는 1년에서 2년으로, 다시 18개월로 수정되기는 했지만 오늘날 컴퓨터 산업 발전 속도는 그의 예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가 40년전 이런 놀라운 예측을 내놓은 것은 당시 `일렉트로닉스'라는 잡지가창간 35주년을 맞아 특집호를 꾸미면서 업계 전문가들에게 글을 요청한 것이 계기였다.

그는 당시 글에서 "집적회로의 미래는 전자공학의 미래 그 자체이다"라고 정의하면서 "회로를 집적함으로써 전자공학의 용도를 넓히고 이를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시까지 트랜지스터의 집적도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칩의 집적도가 매년 배로 증가해온 사실을 발견하고, 트랜지스터 크기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이같은 집적도 증가율이 10년정도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마이크로칩에 실리는 반도체 부품의 단가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그의 예견에 주목했고 나중에는 '무어의 법칙'이라는 이름을붙이기에 이른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예측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1965년 당시 하나의 칩에 고작 50∼60개의 트랜지스터를 올려놓을 수 있었을 뿐이고 이후 트랜지스터 집적도 증가 속도가 그의 예상과 거의 일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어의 예상이 놀라울 뿐이다.

컴퓨터칩 업계는 무어의 예상에 기초해 미래의 사업구상을 짜기도 했다.

또 트랜지스터 단가도 무어가 예상했던 대로 계속 떨어졌다.

1954년에는 트랜지스터 한 개의 가격이 5.52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칩에 집적된 개별 트랜지스터의 단가는 10억분의 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캘리포니아기술연구소 컴퓨터공학자였고 1970년대 초 '무어의 법칙'이란 말을유포시킨 카버 미드(Carver Mead)는 "무어의 법칙이 실리콘밸리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의 집적도에만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전자부품과 관계된 모든 것들의 기본 상식을 바꿔놓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방 하나를 가득채울 정도로 크게 만들어야 했던 컴퓨터에서부터 이동전화 또는껌 한 통 크기의 뮤직플레이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휴렛패커드(HP) 리서치랩의 스탄 윌리엄스 수석 연구원은 "무어의 법칙을 그대로 실현시켜온 것은 인간 역사상 최고의 기술적 성공사례"라고 평가했다.

무어의 법칙은 칩 제조업체들과 장비 공급업체, 그리고 고객들에게 미래에 대한비전을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엄청난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인텔과 AMD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무어의 법칙에대한 업계의 믿음이 이뤄낸 결실이다.

AMD의 핵심기술진은 5년전 당시의 집적도로서는 불가능했던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도전, 칩 설계를 시작하면서 설계가 완성될 즈음에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집적도 수준이 달성될 것으로 예측했다는것이다.

무어는 1968년 인텔 공동설립자가 됐고, 지금은 은퇴해 인텔 본사에서 작은 사무실 하나를 갖고 있다.

그는 엄청난 자산을 모으고 자선사업에 많은 돈을 쓰지만지금도 누군가의 입에서 `무어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올 때면 어색해하고, 택배원을위해 문을 받쳐주는 평범하고 소탈한 노인이다.

(산타클라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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