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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29 10:11 수정 : 2008.03.29 10:11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1961년 4월12일 인류 최초로 우주를 다녀온 러시아 우주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보면서 한 말이다.

그가 숨진 지 27일로 꼭 40년이 지났다.

하지만 그의 사인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가가린은 1968년 3월27일 훈련교관인 블라디미르 세레긴과 미그(MiG)-15기를 타고 훈련하던 중 모스크바 근교 블라디미르주(州)의 한 마을에 전투기가 추락하면서 사망했다.

당시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고 사고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1급 비밀'로 분류됐으며 전투기 잔해는 밀봉됐다.

둘 다 노련한 비행사들이었다는 점에서 사인을 두고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당시 공산당 서기장이 국민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던 가가린을 시샘해 죽였다는 설과 외계인들이 우주 개척에 대한 보복으로 그를 납치했다는 황당한 설도 나왔다.


또 1990년대에는 가가린이 결코 우주에 간 적이 없고 소비에트 정부가 모든 것을 조작한 뒤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가가린을 살해했다는 음모론도 제기됐다.

물론 1980년대 한차례 재조사가 이뤄진 적은 있다.

당시 조사단은 비행기가 회전하면서 급강하, 지상에서 폭발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원인으로 비행기가 갑작스런 방향전환으로 기상관측용 기구와 충돌했거나, 상공에 구름이 짙게 끼어 지상으로 급강하했는데 더 이상 상승하지 못하고 추락했을 가능성, 다른 비행기가 근접하자 이를 피하다 중심을 잃고 추락했을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러시아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7일 기술적 결함 때문에 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당시 조사에 참가했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직 항공엔니지어인 이고르 쿠즈네초프는 "2천-4천m 상공에서 강하해야 하는데 4천200m까지 올라가면서 산소가 부족,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어 추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공군 관계자는 "그의 죽음에 관한 새로운 조사는 없을 것"이라면서 "사고 비행기의 잔해 공개도 어렵다"고 말했다.

가가린은 스몰렌스크주(州) 콜호스 구성원의 집안에서 태어나 사라토프의 공업 중등기술학교 재학 중에 항공 클럽에서 비행 기술을 익히고 오렌부르크의 항공학교를 졸업한 뒤 공군에 입대했다.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시간 29분 만에 지구의 상공을 일주함으로써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7년 뒤 아내와 두 딸을 남기고 숨졌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29), 고산(31) 씨가 훈련 받은 모스크바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도 그의 이름을 따 붙여진 것이다.

러시아 국민은 아직도 그의 죽음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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