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7 21:56
수정 : 2008.05.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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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잘한다’ 유형 9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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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이과생 37명 설문 분석
에디슨·맥가이버형 등 다양
‘과학을 잘 한다.’
장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듣고 싶은 말이지만 그 말 뜻은 사람마다 가지가지다. 이왕석 서울 중앙중학교 과학교사 등이 서울 시내 고등학교의 이과 한 학급 학생 37명을 심층 설문조사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학생들은 흔히 자신이나 남이 ‘과학을 잘 한다’고 말할 때 그 과학의 모습은 아인슈타인 식의 과학부터 맥가이버 식의 과학까지 아주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사 등은 한 반 학생들의 머릿속에 담긴 갖가지 과학의 이미지를 아홉 가지로 분류했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아홉 가지 유형을 보면, ‘과학을 잘 한다’의 의미는 창의적 생각을 잘 할 때이거나, 난해한 과학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 때이거나, 과학 지식을 실생활 문제를 푸는 데 잘 쓸 줄 알 때 등이었다. 이 교사는 “과학의 이미지는 한 가지가 아니며 학생들마다 아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과학을 잘 한다’는 것과 실제 과학 수업이 제시하는 목표가 같은지에 대한 물음에선 3분의 2 가량의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답해, 현장 과학 교육이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는 “과학 학습도 이런 과학의 다양성을 반영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분석 결과는 <한국과학교육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논문을 지도한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조사 규모가 작은 탐색적 초기 연구이지만 우리가 무심코 ‘과학을 잘 한다’고 할 때 그 의미가 무엇인지 따져보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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