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2.10 19:12
수정 : 2008.12.10 19:12
산림과학원 “무게 0.02g…소나무재선충 방제 도움”
곤충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소형 전파 추적 장치가 개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 소나무재선충연구사업단은 10일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매개 곤충인 솔수염하늘소·북방수염하늘소의 행동 습성을 파악하고자 이 곤충들의 등판에 달아 이동을 추적할 수 있는 전파 추적 장치를 개발했다”며 “지난봄 실험에서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0.02g 무게로, 전파 송수신기가 쏜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받아 증폭한 뒤 반사하는 다이오드(반도체 소자의 일종)와 얇은 구리선 안테나로 이뤄졌다.
이 장치를 만든 사업단의 고상현 박사는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가 발견되면 방제 구역을 어디까지 정할지 논란이 많은데, 전파 추적 장치를 이용해 매개충의 행동 습성을 알게 되면 방제 구역을 정확히 산정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전파 측정 거리가 100m에 그쳐 범위를 더 넓히는 게 관건이다. 구리선 안테나를 길게 하면 탐지 범위는 넓어지지만 무게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고 박사는 “매개충의 몸무게는 북방수염하늘소가 0.17g, 솔수염하늘소가 0.5g 가량인데, 이 장치 무게를 곤충 무게의 10분의 1 밑으로 줄이는 방안이 더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치는 애초 외국에서 고산지대의 조난사고에 대비해 등산객의 옷에 넣어 주던 것으로, 몇몇 나라의 연구자들이 곤충의 행동 습성을 연구하는 데 응용해 왔다. 사업단은 내년 말까지 전파 추적 장치의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한편, 사업단은 항원과 항체 반응을 이용해 재선충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엘지생명과학과 함께 개발했다고 이날 밝혔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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