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2.13 16:11
수정 : 2009.02.13 16:11
지난해 9월, 431m까지 접근..궤도수정없이 빗겨가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우주 궤도상에서 인공위성 2개가 충돌한 가운데 우리나라가 쏘아올린 과학기술위성 1호도 미국 군사위성과 충돌할 뻔 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13일 KAIST 인공위성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25일 오후 10시께 우주상공 650㎞ 지점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과학기술위성 1호'와 `미 군사위성'이 불과 431m의 거리를 두고 빗겨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 상공에서 431m의 거리는 지상에서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 두 대가 10㎝의 거리를 두고 교차 주행한 것과 같은 정도의 근접 비행이라는 게 KAIST 인공위성센터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 정보당국은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위성 1호의 궤도 수정을 공식 요청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위성 1호에는 궤도 수정을 할 수 있는 `추력기'가 장착돼 있지 않아 궤도 수정이 불가능함을 미국 측에 통보했고 별도의 위치 조정작업없이 두 위성이 `아슬아슬'하게 근접 통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KAIST 인공위성센터 관계자는 "초속 7㎞ 이상으로 비행하는 위성들이 431m의 거리들 두고 교차 통과한다는 것 자체가 확률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라며 "다행히 충돌을 피했으나 초긴장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미국 통신위성간 충돌 사고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위성간 충돌사고 예방 등을 위한 우주물체감시 연구체계 구축 등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을 중심으로 `우주감시체계 구축(Space Watch)' 사업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걸음마 단계에 불과해 현재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물체 감시는 미국의 북미우주항공방공사령부(NORAD)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천문연구원 우주물체감시연구그룹 조중현 그룹장은 "인공위성의 피폭, 통신교란 등 우주재난을 감시하고 예보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초적인 연구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라며 "국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은 지난 10일 시베리아 상공 800㎞ 우주 궤도상에서 미국의 이리듐 상업 통신위성과 지난 1993년 발사돼 기능이 중단된 러시아의 통신위성이 충돌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두 위성의 충돌로 거대한 파편 구름 2개가 일어났으나 한국이 운용중인 아리랑 2호, 과학기술위성 1호 등은 궤도가 100㎞이상 낮게 위치한 곳을 돌고있어 추가 충돌 위험 등은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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