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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높은 파도로 인한 인명피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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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참사’ 계기 사전징후 분석 등 연구 활발
우연한 ‘기상 쓰나미’ 확률 높지만 증거 부족
파도만이 아는 비밀? 평온하던 해안에 별안간 밀려오는 높은 파도, 이른바 ‘이상파랑’의 원인을 규명하고 예측하려는 연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4일 충남 보령 죽도 방파제에 밀어닥친 높은 파도가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일어난 뒤 10여개월 동안 기상·해양학자들의 이상파랑 연구가 줄을 잇고 있다.
학계에선 죽도 참사를 일으킨 이상파랑이 다른 나라들에서도 일어났던 ‘기상 쓰나미’일 가능성이 크다는 데엔 의견을 모으지만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은 물론이고 군 관계자들까지 참여한 ‘이상파랑 포럼’을 연 기상청은 “국립기상연구소에서 이상파랑의 관측과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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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4일 낮 12시41분께 충남 보령 죽도의 평온하던 바닷가에서 갑자기 사진 위쪽의 먼 곳에서 큰 파도가 일기 시작하더니, 10여 초 뒤엔 사람들이 모인 곳까지 밀어닥쳤다. 다시 수십초 만에 바다는 평온한 상태로 되돌아갔다. 인근 횟집의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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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설은 ‘돋보기에서 빛이 초점에 모이듯이’ 해류와 파도가 마주보며 부딪혀 우연히 한곳에 집중하면 이상파랑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홍기용 박사는 “대형 선박의 침몰사고가 잦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동쪽 연안에선 이런 ‘초점’ 현상이 잦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해류가 강한 연안에서 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 동해안엔 ‘너울성 파도’ 조심 동해안에선 서해안과는 달리 ‘너울성 파도’가 간혹 밀어닥쳐 인명 피해를 일으킨다. 원인은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 최병호 성균관대 교수는 “기후온난화와 무관하게, 동해에서 너울성 파도가 잦았다는 것은 1930년대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그동안 소홀히 다뤄졌다”며 “홋카이도(북해도) 근방의 태풍과 저기압이 너울성 해파를 일으키고 그것이 일본 연안과 우리 동해안까지 밀어닥쳐 너울성 파도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24일 일본 도야마 해안에 너울성 파도(일본명 ‘요리마와리’)가 덮친 날에 강릉 안목항에도 너울성 파도가 들이닥쳤는데 이는 같은 원인에서 비롯했다고 분석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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