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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채학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 대장의 상태도 홍채에 나타나는데, 이는 홍채에 대장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자율선(홍채 가장 내측의 주름 부분)’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홍채의 자율신경선을 검사해보면 대장이 건강할 때 원형의 형태를 이루지만 대장이 협착됐거나 확장, 또는 대장이 처질 경우 자율선의 모양이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선 대장이 협착되면 대장의 길이 좁아져 용변을 보기 어렵고 해당 부위가 찌를 듯이 아프다. 심할 경우에는 앉아있기 조차 힘들 때가 있다. 이때 그 환자의 홍채를 조사하면 홍채 안의 자율신경선 중에 협착 부위에 해당하는 곳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대장의 특정부위가 팽창(또는 확장)된 경우에는 변을 밀어주는 추동기능이나 잘라주는 분절운동이 약화된다. 또한 증세로 악성 변비증세가 자주 일어나고 아랫배가 묵직하게 아픈 증세가 나타난다. 이때도 역시 홍채를 검사해보면, 자율신경선의 해당 부위가 팽창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대장에 작은 물혹(풀립)이 생겨도 비록 몸에 자각증세는 없지만 홍채에서는 즉각 신호가 나타난다. 즉 물혹이 난 대장 위치에 해당하는 자율신경선의 부위에 짧은 선이 나타나는 것이다. 대장이 팽팽하지 못하고 축 처지는 대장하수증이 발생해도 역시 신경선에 표시가 나타나는데, 대장이 처지면 환자는 무기력해지고 의욕을 상실한다. 이때 홍채를 보면 홍채의 자율신경선도 윗부분이 아래로 함몰되는 형태를 취한다. 한편, 홍채로 몸을 진단하는 학문은 동구권에서 생겨나긴 했지만, 우리 선조들도 홍채학을 의학에 접목시키지 못했을 뿐 원리는 실생활에 응용했던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너 어디 아프냐? 눈이 벌겋다. 너 몹시 피곤한가 보다. 눈에 핏발이 섰다”와 같은 말은 홍채학과 관련이 깊다. 또한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사더라도 눈빛을 보고 사라는 등 홍채와 연관된 표현들을 써서 건강을 알아내고 건강 체크를 해 왔던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실생활의 표현들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학문으로 세상에 등장했고 비과학적이라고 생각되던 것들이 지금은 새로운 진단학으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움이 새삼 경이롭게 다가온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대한홍채의학회까지 생겨 점점 새로운 진단 의학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글: 서현교 -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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