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27 01:58
수정 : 2009.04.27 15:20
국내연구진, 해당 유전자 6개 세계 첫 발견
혈압, 맥박, 뼈 강도 등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6개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질병관리본부 유전체센터 연구진(연구책임자 김형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2001년부터 모아 온 한국인 1만명의 유전형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이 결과는 유전학 정상급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 27일치 인터넷판에 실린다. 연구진은 “혈압·맥박·뼈 강도·허리 대비 엉덩이 둘레 비율이 생활 습관 같은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수축기 혈압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는 ‘ATP2B1’으로, 세포 안에서 칼슘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의 GG형을 지닌 사람은 AA형을 가진 사람보다 평균 혈압이 2.2%가량 높은 경향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에 주는 압력을 가리키는데, 비정상 혈압은 동맥 경화증 등과 같은 성인병 발생에 영향을 준다.
뼈 강도에 영향을 주는 ‘FAM3C’ 유전자는 연골세포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SFRP4’ 유전자는 뼈 형성·흡수에 관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FAM3C 유전자는 CC형이 TT형보다 평균적으로 뼈 강도에서 1.12% 더 높다. 뼈 강도가 약해지면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들 유전자는 한국인에게서 처음 발견됐지만, 다른 동양인은 물론 서양인에게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이종영 형질연구팀장은 “순수 국내 기술로 추진된 ‘유전체 실용화 사업’이 결실을 거두면서 미국과 유럽이 주도했던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한국도 세계 정상급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이나 심혈관 질환 등 다수 질병의 유전 요인들을 밝히는 데 이번 연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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