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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인간 살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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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아빠! 아빠! 드디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법을 알아냈어요!!” 과학캠프에서 돌아온 태연. 집에 들어오자마자 벌겋게 흥분된 얼굴로 속사포 같은 말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캠프 선생님이 개구리를 액체질소 통에 넣으니까 냉동실 동태처럼 허옇게 얼어버렸는데요. 그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주니까 금방 폴짝 뛰어오르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제 사람도, 불치병에 걸리면 꽁꽁 얼렸다가 치료제가 개발되면 녹여서 치료하면 되니까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는 거라고요!” 아빠, 태연의 얘기를 들으며 신기해하기는커녕 답답하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다.“그걸…, 이제 알았어?” “네에? 그럼 아빠는 알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아직 냉동인간이 있다는 얘기는 뉴스에 안 나오는 거죠?” “휴~ 제발 책 좀 읽어라. 냉동인간이 만들어진 지 벌써 40년이 넘었다고! 이미 세계적으로 수백 명의 냉동인간이 있고 말이야. 네가 좋아하는 백설공주, 곰돌이 푸를 만든 월트 디즈니도 현재 냉동인간으로 보관되어 있어. 심지어는 몸 전체를 냉동인간으로 만들면 돈이 너무 많이 드니까 머리만 냉동인간으로 보관하는 사람도 있는데, 의학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하면 뇌세포만으로도 인간의 몸을 복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구나.” “우... 머리만 꽁꽁 얼려서 보관하다니, 소름이 쫙 돋아요. 아빠.” “네 말대로 개구리를 얼렸다가 다시 살려내듯 인간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아마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암 같은 난치병도 언젠가는 정복될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개구리나 뱀은 변온동물이라 온도변화에 강한데다 크기도 작아서 한꺼번에 기능을 정지시켰다 살려내는 게 가능하지만, 인간처럼 커다란 항온동물을 그렇게 하기는 정말 힘든 일이란다.” “그럼 어떻게 냉동인간을 만들었는데요?” “일단 냉동인간을 원하는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재빨리 심폐소생기로 호흡을 되살려서 산소 부족으로 뇌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야 해. 그런 다음 혈액을 모두 제거하고 신체 각 기관의 손상을 막는 특수 액체를 넣지. 그리고 영하 197도의 액체질소로 급속냉동 시켜 보관하는 거야. 되살려낼 때는 이 과정을 거꾸로 반복한 다음 전기 충격으로 심장을 소생시키면 되고 말이다.” “엥?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왜 아직 깨어난 사람이 없는 거예요?” “음... 그건 말야. 너, 얼렸다가 녹인 딸기 본 적 있지?” “예. 허옇게 흐물흐물 거리는 게 징그러워요.” “딸기 세포가 파괴됐기 때문에 그렇단다. 세포는 약 85%가 물로 구성되어 있어. 그런데 생물을 냉동시키면 이 세포 속의 물이 팽창하면서 마치 바늘이 풍선을 터뜨리듯 주변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버리지. 인체도 마찬가지여서 냉동을 하게 되면 녹인 딸기처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많은 세포들이 손상돼 버린단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냉동인간을 깨어나게 할 때 세포들, 특히 뇌세포를 완벽하게 소생시키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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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술로는 냉동인간을 해동시킬 때 신체 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 사진은 영화 ‘데몰리션 맨’에서 주인공이 냉동 상태에서 깨어나는 모습. 사진 제공.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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