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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탄생 100주년, “이상이 수학천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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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종이로만든배암이종이로만든배암이라고하면▽은배암이다 / ▽은춤을추었다 / ▽의웃음을웃는것은파격이어서우스웠다 / …중략… / 굴곡한직선 / 그것은백금과반사계수가상호동등하다 / …중략… / 1 / 2 / 3 / 3은공배수의정벌로향하였다 / 전보는오지아니하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인 이상(1910~1937)의 ‘▽의유희’라는 시의 일부다. 여기서 역삼각형은 촛불을 의미한다. 촛불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춤을 춘다고 했고, 촛불의 심지가 타들어가는 모습을 굴곡한 직석이라고 했으며, 촛불이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을 숫자 1, 2, 3으로 표현했다. 이처럼 이상의 시를 보면 수학적인 표현이 많이 나온다. 그는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1, ∇의 유희, 건축무한육면각체, 조감도-신경질적으로비만한삼각형’처럼 작품 제목에서부터 삼각형, 육면체, 각, 선처럼 우리가 잘 아는 용어를 활용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그려냈다. 수학으로 세상을 노래한 것이다. 2010년 8월 20일은 그가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박제가 된 천재’라 불리는 그의 작품에는 문학적 표현에 숨겨진 의미뿐 아니라 수학적 표현도 많다. 그래서 수학자들 사이에는 그가 수학자가 됐다면 천재적인 재능을 보였을지 모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운 단국대 석좌교수는 “탁월한 수에 대한 감각과 비상한 계산력을 볼 때 이상이 수학자였다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총독부에서 건축기사로 근무했던 그는 독특한 계산법으로 업무를 처리해 동료를 놀라게 할 정도로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보인 바 있다. 그런데 이상은 왜 수학적인 표현을 이용해서 시를 썼을까? 그가 표현한 수학적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그의 전공부터 살펴보자. 그는 1926년 보성고등보통학교를, 1929년에 경성고등공업학교(현재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다. 경성고등고업학교 재학 시 그는 일본 도쿄대에서 쓰는 것과 같은 교재, 즉 서양의 최신 과학기술과 수학이 수록된 교재로 공부했다. 덕분에 과학과 수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수학자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수준의 수학적 직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의 수학과 과학으로 세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정신과 같이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것에 수학이 모르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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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에 관한 각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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