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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저씨’ 속 방탄유리 정말 뚫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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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가 상영 40일 만에 550만 명을 돌파하면서 올해 한국영화 흥행 1위로 올라섰다. 잘 짜인 액션장면과 탄탄한 스토리가 흥행의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뭇 여성팬들에게는 선망을, 그리고 남성팬들에게는 끝없는 좌절을 맛보게 하는 주인공 원빈의 카리스마가 영화의 흥행을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현실감 넘치는 무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생소한 자동차도 흥미를 끈다. 바로 영화 속 만악(萬惡)의 근원이자 건드리지 말아야 할 원빈을 건드린 장기매매단의 두목 ‘만석’이 탄 방탄차인데, 이 방탄차는 얼마만큼 안전하며 얼마만큼 총격에 버틸 수 있는 차였을까? 방탄차의 종류는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방탄등급에 따라 나뉜다. 방탄등급은 독일 연방범죄수사청(BKA·Bundeskriminalamt)에서 정한 방탄기준이나 미국 법무성의 국립사법연구소(NIJ·National Institute of Justice)의 기준을 바탕으로 분류되는데, BKA는 B1~B7까지 7등급으로 나누며 NIJ는 레벨I, IIA, II, IIIA, III, IV까지 6단계로 나눈다. 보통 B4(IIA~IIIA)는 권총탄 정도를 막는 수준이며 B6(III~IV)은 7.76mm의 AK 47 자동소총이나 수류탄까지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만석의 차는 갑부들이나 고급 비즈니스맨들이 선호하는 B4의 방탄능력을 가진 차량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영화에서 만석의 차는 벤츠 S-가드(Guard) 차량으로 보인다. B4 등급의 방탄차량은 대부분의 권총들이 사용하는 9mm 탄으로부터 방호할 수 있으며 이보다 더 큰 충격량을 가진 38, 44구경의 권총탄도 막아낸다. 뿐만 아니라 7.62mm 카빈소총과 12게이지 산탄총까지도 막아낼 수 있다. 극 중 원빈이 사용하는 권총은 오스트리아 글록(Glock)사(社)에서 제작한 글록 17 또는 19 모델로 보인다. 글록 17, 19는 탄두가 9mm인 루거탄을 사용하며 기본 15발 이상의 총알을 장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서 소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본다면 원빈의 권총으로는 B4 방탄능력을 가진 차 유리창에 구멍을 내기 어렵다. 하지만 극 중에서 원빈은 한 곳에 계속 권총을 발사함으로써 유리창에 구멍을 낸다. 아무리 방탄능력이 뛰어난 차라도 완벽한 방호는 불가능한 것일까?방탄차량은 기본적으로 방탄등급을 나누고 있지만 무한대의 화력에도 견딜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방탄차의 가장 주된 목적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탑승객의 안전을 최대한 보호하며 위험 지역을 무사히 빠져 나갈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다. 보통 007 영화에 등장하는 방탄차처럼 흠도 없이 총알이나 폭탄을 막아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9mm 권총탄으로도 B4 등급의 방탄유리를 뚫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방탄유리는 얼마만큼 강하고 몇 발의 총알을 맞아야 뚫리게 되는 것일까? 일반 유리창이라 하더라도 두께가 40mm를 넘어가면 권총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 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첫 피탄 이후 급격하게 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 이후 2~3발의 피탄에도 유리창이 깨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방탄유리는 여러 겹의 유리를 합판 형태로 덧붙이거나 유리와 유리 사이에 PVB 필름 혹은 MD 필름, 기타 합성수지 필름을 여러 겹 붙여 강도를 더 높이는 방식으로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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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유리의 방탄 실험- 측면 차문 방탄유리. 사진제공 : 아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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