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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보행자를 위한 자동차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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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자동차와 보행자가 충돌할 때 절대 약자는 보행자다. 하지만 정작 자동차의 안전 기술은 대부분 차 밖의 사람이 아닌 차 안의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를 살 때 차 밖보다는 차 안의 안전함을 따지게 되는 게 사람이고, 물건을 사는 사람의 요구를 따르는 게 기업이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도 차 안의 승차자는 대체로 위치가 고정돼 있는 데 반해 차 밖 보행자는 어디서 부딪힐지(또는 어디로 부딪힐지) 모르기 때문에 더 사고 양태를 예상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느 자동차회사의 광고처럼 모든 운전자는 보행자이기도 하다. 수 년 전부터 보행자의 안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안전 연구의 초점이 달라지고 있고, 각국 정부들도 점점 보행자 안전을 위한 까다로운 기준을 자동차회사들에 요구하는 추세다. 자동차회사 입장에서 1차적으로 보행자를 보호하는 방법은 사고 자체가 나지 않도록 운전자를 돕는 것이다. 운전자에게 사고를 내기 쉬운 사각지대를 보여주거나 야간 시야를 확보하도록 돕는 기능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도요타 렉서스의 ‘RX 시리즈’는 와이드 앵글 사이드 모니터가 있어 차량 옆면의 사각지대도 중앙 모니터를 통해 광범위하게 보여준다. 이 모니터는 후진이나 주차를 할 때, 또는 좁은 길을 운전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해준다. BMW는 안전한 야간 운전을 돕는 나이트 비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다른 시스템보다 최대 3배 이상 넓은 36도 광각 렌즈를 장착한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야간에 장애물이나 보행자를 빨리 알아보고 제어할 수 있다. 최근 출시한 2세대 나이트비전은 열영상 카메라가 사람이나 동물의 열을 감지해 중앙컨트롤 디스플레이에 고화질 동영상으로 보이게 한다. 이 동영상 데이터를 지능형 알고리즘이 분석하다가 충돌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전면 유리창에 경고 표시를 내보낸다.메르세데스 벤츠 차량도 적외선 라이트를 이용한 ‘나이트 뷰 어시스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밤에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운전대를 돌릴 때 ‘코너링 라이트’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해 회전하려는 방향의 하향등과 전면 안개등이 측면을 비춰주게 한다. 보행자를 보다 빨리 볼 수 있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사고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다음으로 차체 설계나 구조를 개선해 사고가 나도 차에 받힌 사람이 덜 다치게 하는 방법이 있다.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후드를 친화형 그물망 구조로 만들고 범퍼에는 충격흡수용 폼을 적용했다. 혼다도 이와 비슷한 ‘보행자 상해 경감 바디’ 기술을 개발해 국내에 나온 모든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후드 아래에 충격을 흡수하는 공간을 확보하고 와이퍼나 후드 장착 부위에 사람이 충돌하면 이 부위가 변형되며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로 돼 있다. 1970년대부터 보행자 안전 연구를 진행해 온 폴크스바겐은 몇 겹의 특수 소재 레이어로 구성된 멀티플 레이어 범퍼 기술을 개발했다. 이 범퍼에는 신축성이 뛰어난 크로스 빔이 추가로 들어가 있고, 발포 고무 소재가 별도로 삽입돼 충돌 시 최대한으로 충격을 흡수한다. 또 보행자와 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인 ‘콘택트 존’은 각진 부분이 없도록 만들고 충돌하면 최대한 휘어지도록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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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코너링 라이트, 포드의 충격을 줄여주는 보닛, 볼보의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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