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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가 초음파로 뇌혈관의 혈액순환 정도를 분석하는 뇌맥혈류 검사를 받고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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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음식 삼가고 절 하세요” 질병을 찾는 양방과 달리
몸의 기능과 성능 살펴줘 ■ “미병·아건강 상태입니다”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이 위축돼 있어요. 피곤할 만도 하네요. 아파 죽겠고, 생활하는 게 고통스럽죠? 그런데도 남들은 안 믿어주고.” 검진을 끝낸 내게 박영배 경희대 한방병원 진단·생기능의학과 교수의 첫마디는 이랬다. “어떻게 아세요?” “맥률 검사를 했더니, 맥박과 호흡이 고르지 못해요. 자율신경 반응 검사 결과를 보니 스트레스 반응이 두뇌 쪽에서 있어요. 자주 머리가 아팠을 거야. 맥파 검사 결과로는 혈액 흐름도 안 좋아요. 평소 몸과 손발이 차고 피로를 쉽게 느낀 건 이 때문이죠.” 박 교수는 진단 결과 기자의 몸은 ‘건강’과 ‘질병’의 중간인 ‘미병·아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양의학적 관점에서는 질병의 개념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한열·호흡·순환·대사·활력 기능과 상태를 진단하는 한방에서는 ‘건강→질병’으로 가는 과정도 질병에 속한다. ‘병은 없는데, 건강하지 않은’ 미병일 때는 몸의 면역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이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 두통과 가슴 답답증, 소화장애와 변비·설사, 수면장애, 온몸 통증, 만성피로, 기억력 감퇴 등이다. 박 교수는 “스트레스가 많고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과 주부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며 “미병은 특정 부위에 특정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고 전신에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 “당장 매일 절부터 하세요!” 신체의 기능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기자에게 박 교수는 처방전으로 ‘절’을 권했다. “땀이 나고, 다리에 힘이 쫙 풀릴 때까지 무조건 하세요.” 폐와 기관지 기능이 약한데다 신체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절로 땀을 내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거친 호흡을 규칙적으로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 박 교수는 “3개월만 꾸준히 하면 몸 상태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프다’고만 하지, 정작 자신의 식습관이나 생활습관부터 고쳐 건강을 회복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더불어 찬 음식을 자제하고 적게 먹고, 운동은 산책이나 맨손체조 등 가벼운 것 위주로 하며, 목욕으로 과도하게 땀을 내는 것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한방에서는 평소에 열과 에너지가 넘치고, 항상 들떠 있는 사람 역시 ‘건강한 상태’가 아니다. 이들도 ‘미병’ 환자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맞는 처방전은 뭘까. 박 교수는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는 ‘명상’과 ‘등산’을 추천했다. 또 서둘러 일을 벌이기보다는 차분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으며, 채소나 해물 등 찬 성질의 음식으로 열을 식히고 맵고 짠 음식이나 더운 음식은 삼가라고 권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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