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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발사하는 횡단보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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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향기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미래사회를 보는 것 같다”, “조명쇼를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게 맞나요?” 최근 인터넷에서 횡단보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횡단보도’ 시설물을 사진으로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이 시설물은 2010년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LED 횡단보도’를 발명한 사람은 광주시 남구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박광만(42) 씨다. 어느 날 신문기사를 읽던 박 씨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절반 정도가 횡단보도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해가 뜨기 전 새벽이나 해가 진 저녁 시간에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소식에 가슴이 아팠던 그는 ‘운전자에게 횡단보도를 밝게 비춰주면 보행자 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순간 며칠 전 책에서 본 ‘필라멘트 전구와 형광등, 할로겐램프와 달리 LED 전구의 빛은 직진성이 강하다’는 내용이 떠올랐다. 박 씨는 “유레카”를 외쳤다. 전구의 밝기가 세더라도 빛이 사방에 분산된다면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 반면 LED 전구의 빛은 주변에 분산되지 않고 레이저처럼 빛이 직진하는 성질을 지녀 하얗게 칠해진 도로의 무늬만 비출 수 있기 때문이다.그는 곧바로 IT 기업들을 수소문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박 씨는 기업 측 연구원을 만나 LED 전구가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횡단보도가 잘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해 꼼꼼히 물어봤다. 박 씨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탓에 LED 전구와 같은 전자공학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다. 구청에서 담당하는 일도 과학기술과는 무관한 ‘경제과’. 현재 그는 일자리 창출 관련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만큼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제가 이공계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주변에선 ‘쓸데없는 공상’으로 여기기 일쑤였죠. 하지만 발명은 ‘지식’이 아닌 ‘관심’에서 생겨납니다. 언제나 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누구나 발명을 할 수 있습니다.” 발명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제껏 수천 건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물론 대부분은 메모 수준에 불과하지만 박 씨는 ‘교통사고 예방’을 주제로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으며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LED 횡단보도’가 탄생한 것이다. 보통 횡단보도 양 끝에 4개의 LED 조명장치가 1기로 짝을 이룬다. LED 조명장치는 크게 발광부, 발열장치, 제어장치, 알루미늄 합금구조물(외형) 등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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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발사하는 횡단보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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