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02 15:52
수정 : 2011.08.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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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진호(34) 박사후연구원, 이지환(31) 박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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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이 흥미로운 나노과학 연구성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기계공학부의 이지환(31) 박사연구원은 2일 물을 이용해 랩보다 훨씬 얇은 나노와이어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의 핵심은 실리콘 기판(웨이퍼) 위에 니켈을 얇게 입힌 뒤 그 위에 전자회로를 만드는 것이다. 니켈은 물과 친한 성질(친수성)이 있는데다 니켈 덕에 실리콘도 친수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두 물질 사이에 물이 스며들면 니켈과 그 위에 만들어진 전자회로가 떨어져 나온다. 니켈을 녹여내는 화합물을 처리하면 니켈은 3분 안에 사라지고 랩보다 15배는 더 얇은 나노와이어 전자소자가 생긴다. 이것은 찌그러진 깡통이나 플라스틱통, 직물이나 옷, 포스트잇 메모지, 알루미늄 호일, 유리, 플라스틱 등 어느 곳에든지 쉽게 들러붙는다. 무엇보다도 이 나노와이어 전자소자는 쓰다가 물에 담그면 다시 회수해 재생해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지환 연구원은 “이 박막 전자소자는 두께 8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폴리머에도 쉽게 올릴 수 있어 심장이나 뇌 조직 등 울퉁불퉁한 장기 표면에 붙이면 ‘초감각 바이오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학회가 발간하는 유명학술지 <나노레터스> 최근호에 게재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화학공학과의 안진호(34) 박사후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고감도 단백질칩을 개발해 역시 <나노레터스> 7월호에 논문이 실렸다.
디엔에이칩과 달리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대량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단백질칩은 단백질 합성과 분리, 보관의 어려움 때문에 개발이 어렵다. 형광물질 표지 과정에 단백질이 변형되는 문제도 있다. 안 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가 형광 특성을 지닌 데 착안했다. 단백질과 탄소나노튜브가 작용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고 100여가지 종류의 단백질을 심어놓은 뒤 특정 단백질을 뿌려 어느 단백질들과 상호작용하는지를 파악했다. 연구팀은 세포나 미생물을 키워 단백질을 합성하는 방법 대신 세포 없이 단백질을 합성하는 무세포단백질 합성법을 이용해 최대 1156개의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검출에도 성공했다. 안 연구원은 “개발한 단백질칩을 이용해 세포사멸과 관련된 단백질 네트워크를 규명하고, 현재는 면역 및 암 발생과 관련된 단백질을 선별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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