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천문대 송인석씨 네이처에 발표
지구에서 300광년 떨어진 별 주위에 형성된 유난히 짙은 먼지 고리가 지구와 같은 행성의 형성과정을 밝혀 줄 단서가 될 지 모른다는 연구 보고서가 한국인 송인석씨 등 과학자들에 의해 자연과학 전문지 `네이처' 21일자에 실렸다. BBC 인터넷 판 등에 따르면 미국 하와이 제미니 천문대의 송인석(38) 선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지구에서 양윙 쪽으로 300광년 떨어진 별 BD +20 307 주위의 먼지가 불과 1천년 미만 전에 두 개의 작은 행성이 충돌하면서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두 행성의 충돌이 아마도 원시 지구에 부딪힌 천체의 충격으로 달이 탄생한 것과 같은 과정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케크 망원경과 제미니 노스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보다 약간 질량이 큰 이 별을 관찰한 송연구원은 "운이 좋았다. 이런 발견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발견한 먼지는 암석질의 소행성, 또는 행성 크기의 물체들이 부딪칠 때 예상되는 것인데 지구에서 태양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별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했다는 것은 그 의미를 더욱 높여주는 것이다.앞으로 천문학자들은 이런 종류의 충돌이 일어난 보통 별들을 더 많이 찾아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BD +20 307처럼 지구-태양 거리에 있는 별에서 이처럼 강한 적외선 먼지 신호(별빛이 먼지에 의해 흡수되고 가열돼 재방출되는 현상)를 포착하기 위해 오랫동안 수십만개의 별을 관찰해 왔다. BD +20 307를 둘러싼 먼지층의 존재는 지난 1983년 이 별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은 적외선이 방출되는 것이 적외선천문위성에 의해 포착되면서부터 학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다. 보고서의 공동 집필자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벤자민 주커맨 박사는 "BD +20 307 주변을 싸고 있는 높은 온도의 먼지 양은 유례없이 많은 것이어서 그것이 행성 크기의 물체간 충돌, 예를 들어 많은 과학자들이 지구의 달을 탄생시킨 것으로 믿고 있는 것과 같은 충돌의 결과라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연구진은 이 별의 나이가 약 3억년 정도이기 때문에 별 주위를 돌고 있을지 모르는 어떤 행성이라도 이미 형성돼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초기 태양계에서 목성이 그랬듯 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바위들의 궤도는 이 항성계 내부의 행성들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먼지를 일으킨 충돌이 최소한 오늘날 태양계에서 가장 큰 소행성(지름 300㎞) 정도로 큰 물체들 사이에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어떤 대충돌이 일어났더라도 바위들이 완전히 가루가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진은 또 이 먼지들의 성질로 미루어 충돌이 일어난 시점이 1천년 전 이후일것으로 보고 있다. 담배 연기 입자 크기의 이런 먼지가 이보다 오랜 시간을 거치면 중심 별에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에릭 베클린 연구원은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이 별 주변 먼지의 양이 태양 주위의 먼지 양에 비해 약 100만배나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견은 지구가 속한 태양계 안에서 약 45억년 전에 이와 비슷한 암석질 물체간의 충돌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우리 태양계 내부의 암석질 행성과 달들이 생각만큼 드물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더 많은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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