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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질환모델동물…줄기세포연구 촉진
호랑이등 멸종위기종 복원 새 전기 기대
새튼 교수등 참석 ‘별도 프로젝트’ 암시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해, 멸종위기 동물 복원과 인간의 질환치료에 또 다시 큰 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지난 5월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지 두달 남짓만에 이뤄진 것이다.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미성숙 단계에서 배란이 이뤄지고 체외배양도 어려운데다, 일년에 두번 정도만 발정이 오는 등 특이한 번식 특성으로 체세포 복제가 매우 어려웠다. 개는 시험관 시술로도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연구팀은 성숙한 난자를 얻기 위해 배란이 되는 시기 이후 72시간째에 자궁 쪽에서 가까운 나팔관에서 난자를 채취하는 방법으로 난점을 풀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1095개의 복제수정란을 만들어 123마리의 대리모 개 1마리당 5~12개씩 착상시켰고 결국 2마리가 출산에 성공했다. 2002년 8월 연구에 착수한 이래 꼬박 3년만이다. 전체 배아수와 비교한 복제 성공률은 고작 0.09%이었다. 이미 특허로 출원된 복제 개 생산기술은 인간의 질환 모델동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개는 류머티즘 등 인간과 공통된 질환이 많고 유전적 특성도 유사하다. 생명공학계에서는 그동안 인간과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원숭이 등 영장류를 대상으로 질병 모델동물 개발 연구를 벌였으나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황 교수는 “원숭이 복제 시도를 해왔으나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라며 “개는 원숭이의 대안동물로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용 인간 줄기세포 개발 연구도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개는 인간과 생리적 특성이 비슷해, 유전적 일관성이 있는 복제 개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줄기세포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다. 황 교수는 “실험 개의 유전자와 맞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다시 그 개에게 투여해보는 실험을 목표로 다음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두산호랑이나 한국늑대 등 멸종위기 동물의 복원에도 전기가 열릴 지 주목된다. 황 교수는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순천대 공일근 교수팀과 호랑이 복제를 연구중이나, 임신 단계에서 유산하는 등 아직 성과가 없다. 호랑이 복제는 호랑이 난자나 대리모 역할을 할 호랑이를 찾기 힘든 상태다. 소나 고양이 등의 다른 동물 난자가 사용되나, 이종간 복제는 더욱 까다롭다. 이번 복제 개 탄생으로 호랑이 복제도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 회견장에는 원숭이 복제연구의 대가로, 연구기획과 기술자문에 참여한 제럴드 새튼 미국 피츠버그 의대 교수도 참석했다. 황 교수는 이날 입국한 복제양 ‘돌리’를 만든 이언 윌머트 영국 로슬린연구소 교수 및 새튼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다른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중임을 내비쳤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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