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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10.09 21:42 수정 : 2012.10.09 22:38

세르주 아로슈(왼쪽), 데이비드 와인랜드.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프랑스의 세르주 아로슈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와 미국의 데이비드 와인랜드 미국표준과학기술연구원(NIST) 책임연구원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빛의 입자인 광자와 이온의 상호작용을 직접 관찰하는 획기적인 실험 방법을 개발해 이를 측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한림원은 9일(현지시각) “수상자들은 양자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도 이를 측정하고 조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실험 방법을 고안해냈다”며 “이로 인해 양자 물리학에 기초한 새로운 양자컴퓨터 개발의 첫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과학한림원은 “이들의 실험 방법은 또 10의 15제곱분의 1초까지 측정할 수 있는 현재의 세슘원자시계보다 100배 더 정밀한 ‘광시계’를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현상은 원자 크기의 미시세계에서 일어나는 물리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미시세계에서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물질세계와 달리 이온이나 광자 등의 세기(운동량)와 위치 또는 시간과 에너지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또 양자 상태에서는 이온이나 광자의 상태가 중첩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이온을 절대영도(섭씨 영하 274도) 가까이 냉각시키고 양쪽에 거울을 붙여 만든 덫을 이용해 광자의 탄생과 일생, 소멸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해냈다.

올해 68살의 동갑내기 물리학자인 이들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양자광학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아로슈 교수는 이날 수상 소식을 듣고 “믿기 어렵다. 나 자신을 그저 후보자 중 하나로 생각했다”며 “상을 받을 만한 사람들이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로슈 교수가 미국 예일대에 교환교수로 있을 때 박사학위를 받은 제원호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와인랜드 연구원은 이온을 포획해놓고 광자를 보내어 측정하는 방법을 쓴 반면 아로슈 교수는 광자를 양쪽의 거울로 막은 덫 속에 가둬놓고 원자를 보내어 관찰하는 방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는 “지금의 디지털 방식 슈퍼컴퓨터는 100비트(디지털컴퓨터의 기본단위)가 늘어나면 용량이 100배 되지만 양자컴퓨터는 용량이 300큐비트(양자컴퓨터의 기본단위) 늘어나면 우주의 모든 원자 개수보다 많은 2의 300제곱으로 용량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부문별 수상자들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000만크로네(약 17억원)였으나, 금융위기 때문에 올해에는 800만크로네(13억여원)로 줄었다.

이근영 선임기자,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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