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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26 03:00 수정 : 2005.08.26 03:02

박정영 박사

박정영 재미과학자, 나노차원서 규명 피보나치 수열로 이뤄진 표면이 열쇠

고체에는 원자배열이 규칙적인 다이아몬드같은 결정과 불규칙적인 유리같은 비정질 물질이 있다. 결정과 비정질 물질 중간에는 원자배열이 규칙적이지 않지만 준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준결정’이라는 물질이 있다. 1984년 존재가 처음 확인된 준결정은 신소재의 하나로 마찰력이 작아 잘 마모되지 않고 강도가 커 골프채, 휴대폰 케이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 준결정이 가지고 있는 마찰력의 비밀을 재미 한국인 과학자가 나노 차원에서 풀어냈다.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박정영(35) 박사는 25일 “마찰력과 물질 구조의 상관관계를 나노 차원인 원자적 규모에서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나노로봇, 초집적 반도체 구동소자 등 나노미터 크기의 역학적·마찰학적 소자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박 박사를 제1저자로 과학저널 <사이언스> 26일치에 실린다.

박 박사는 알루미늄-니켈-코발트로 이뤄진 10각형의 준결정을 가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시대부터 시작된 질문 중의 하나인 물질의 구조와 마찰력 사이의 관계를 풀어냈다. 준결정의 원자 배열은 꽃잎들, 소라 껍질, 사람 손의 뼈들처럼 피보나치수열의 형태를 띠고 있다. 피보나치수열은 앞쪽 두 항의 합을 취하는, 1, 1, 2, 3, 5, 8, 13, 21, 34…식으로 나가는 수열이다.

박 박사는 원자력현미경을 통해 준결정의 표면이 피보나치 수열의 준주기적 원자배열을 지님에 따라 주기적 원자배열보다 마찰력이 8분의 1로 줄어듦을 발견해냈다. 또한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이러한 마찰력의 감소가 전자의 에너지갭이 준주기적으로 배열돼 있기 때문에 일어남을 밝혀냈다.

 국양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가 곧바로 응용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학에서 상대적으로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마찰력을 나노 차원에서 이해하려 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1999년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메릴랜드대학을 거쳐 현재 로렌스버클리 미국국립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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