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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0 17:46 수정 : 2005.10.17 17:54

분자끼리 자리바꿈 새 물질 생성

한 주일 동안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슈와 관련된 과학·기술 용어를 전문가의 도움말로 풀어본다.

올해 노벨화학상은 ‘복분해’(상호자리교환) 반응을 연구한 세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복분해(메타시시스·metathesis)는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meta와 tithemi의 합성어로 화학분야에서는 분자를 이루는 원자나 원자군들 사이의 자리를 서로 바꾼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화학의 관점에서 지구와 우주의 생명체를 포함한 모든 구성요소는 일종의 ‘분자집합체’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물, 단백질, 디옥시리보핵산(디엔에이), 플라스틱, 세제, 약 등 모든 물질은 분자 또는 분자집합체의 모임이다. 분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110여종 원자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에 의해 생성된다. 어떤 원자 몇 가지가 어떤 순서와 배열로 묶이는가에 따라 생성되는 분자의 성질이 다르다.

그러므로 특정한 원자를 원하는 위치와 방향으로 조절하며 원하는 물성을 지니는 분자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연구 분야다. 또한, 분자들 사이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물성을 지니는 전혀 다른 분자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단분자를 묶어 고분자를 얻음으로써 20세기 인류문명에 가장 큰 기여를 한 플라스틱 등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들의 공로는 서로 자리교환할 수 있는 작용기를 포함하는 분자들 사이의 반응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분자를 얻을 수 있는 반응을 개발한 것이다. 이 반응을 보면 그림처럼 촉매를 매개로 두 분자 A-B와 C-D(A·B·C·D는 원자 혹은 원자군을 뜻함)를 서로 반응시켜 새로운 구조의 분자화합물 A-C와 B-D를 얻는다. 특히, 반응물이 석유정제 과정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는 화합물의 경우 자리교환을 통해 좀더 고부가가치를 지니는 새로운 분자구조의 생성물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반응은 이미 1950년대 이후 석유화학산업 발달과 함께 중요한 공업 공정으로 알려져왔지만 반응경로를 정확히 알지 못해 원하는 수준의 촉매를 얻지 못해왔다.

수상자들은 이 반응경로를 제시하고(이브 쇼뱅·1971년), 몰리브덴촉매(리처드 슈록·1988년)와 루테니움촉매(로버트 그럽스·1992년) 등 반응성 높은 촉매를 개발해 화학산업의 거대한 상업적 잠재력을 실용화시켰다.


장석복/한국과학기술원 화학과 교수 sbchang@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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