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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7 17:54 수정 : 2005.10.17 17:56

지표 70km 이내 얕은 지진 에너지 다량방출 재앙 안겨-천발지진

지표 70㎞ 이내 얕은 지진 에너지 다량방출 재앙 안겨

지난 8일 파키스탄에서 규모가 7.6인 큰 지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은 연간 약 6㎝ 속도로 북북동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도양판이 유라시아판과 충돌하면서 일어났는데, 피해가 컸던 이유는 진원의 깊이가 약 26㎞로 얕은 천발지진이었기 때문이다.

지진은 최초로 일어난 지점, 곧 진원의 깊이에 따라 천발지진, 중발지진, 심발지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지표로부터 깊이 70㎞ 이내에서 일어난 지진을 천발지진, 300~700㎞ 사이에서 일어난 지진을 심발지진 그리고 그 중간 깊이에서 일어난 지진을 중발지진이라고 한다. 지진에 의해 발생하는 총 에너지의 약 75%는 천발지진에서 의해 방출되고, 3% 정도만이 심발지진에 의해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에게 피해를 주는 지진들은 대부분 깊이가 40㎞ 미만인 천발지진이다.

지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리드에 의해 발표된 탄성 반발이론(Elastic rebound theory)이다. 곧, 지진은 부서지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는 지각 안 어느 곳에 변형에너지가 서서히 축적되다가 암석의 파괴강도를 넘게 되면, 단층작용에 의해 급격히 파괴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와다티-베니오프대(Wadati-Benioff zone)를 따라 서서히 침강하는 부서지기 쉬운 성질의 지각판이 고온고압 하의 맨틀에서는 부드러운 연성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 이론으로는 심발지진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측된 지진 가운데 가장 깊은 곳에서 일어난 것은 약 720㎞ 깊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지진들은 대부분이 깊이 10~15㎞에서 일어나는 천발지진인데, 지진피해에 적은 것은 규모가 5 이하로 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해북부의 청진 앞바다에서는 가끔 깊이 500㎞ 이하에서 규모 6 이상의 심발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희일/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그림은 미국지질조사소(USGS)가 지난 10년 동안(1990~2000년) 우리나라와 일본 주변에서 일어난 주요 지진들을 깊이에 따라 정리한 것으로, 각 원들은 진앙지를 나타내고 원의 밝기는 깊이를 표시한 것이다.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직접 부딪치는 경계선에서는 원이 밝은 천발지진이 많지만 동해 쪽으로 가면서 점점 짙어져 심발지진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마다 약 8㎝의 속도로 북서진하는 태평양판의 일부는 일본열도 밑으로 침강하면서 극심한 지진활동을 일으키다가 결국 동해 깊은 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이희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 leel@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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