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11.16 20:54 수정 : 2005.11.16 20:54

현인수 박사

황교수 연구 두달간 지켜본 현인수 박사 “난자 제공 자발·강제성 따라 복제연구 파장 달라질 것”

“황우석 교수는 인간복제 연구에서 윤리적 기준과 현실적 어려움 간의 괴리를 좁히는 일을 했다. 적어도 올해엔 그의 연구에서 어떤 윤리적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올 6월부터 두 달 동안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초청으로 서울에 와 윤리평가 작업을 벌였던 생명윤리 전문가 현인수 박사는 15일(현지시각)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황 교수팀의 연구과정에서 윤리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 박사는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에서 생명윤리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명윤리 학자로서 올해 황 교수팀의 연구를 지켜본 소감은?

=나는 황 교수의 연구에서 어떤 윤리적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 내 생각으론, 황 교수는 윤리기준을 지키는 문제에서 매우 훌륭하게 대처하고 있었다. 물론 그건 올해의 얘기다. 지난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나는 모른다.

­황 교수가 지난해에 난자를 여성 연구원으로부터 얻었다는 소문을 들었나?

=그런 소문을 들었다. 황 교수팀에 소문이 사실인지 물었지만 사실이 아니란 답변을 들었다.

­미국 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인 제럴드 섀튼 박사가 황 교수의 윤리 문제를 들어 결별을 선언했는데?

=섀튼 박사는 지난해 (황 교수팀의 연구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매우 우려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섀튼 박사가 정확하게 뭘 주장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어떤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선 그의 발표에 가타부타 얘기하기 어렵다.


­이번 파문의 파장은?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가령 황 교수가 (소속 여성 연구원에게) 압력을 가해 난자를 제공받았을 수도 있고,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경우다. 만약 누군가에게 압력을 가했다면, 인간복제 연구에 큰 타격이 올 것이다. 인간복제 연구는 아주 첨예한 논란의 와중에 서 있다. 난자 취득 과정에서 윤리적 잘못이 범해졌다면, 사람들의 신뢰는 엄청나게 손상될 것이다.

­난자를 구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반면, 학계의 윤리규정은 엄격하다. 이 괴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황 교수팀의 연구를 보자. 지난해와 올해의 연구 능률이 달라졌다. 지금 황 교수팀은 하나의 줄기세포 연구에 평균 10개의 난자를 필요로 한다. 능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 인간 배아복제에 성공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난자를 제공하려 한다. 하지만 황 교수팀은 이젠 많은 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난자를 얻어야 하는 ‘현실’과 연구과정에서의 ‘윤리’ 사이의 괴리가 좁혀진 셈이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황교수팀 “이번 주말까지 조사 완료”

의료계등 “생명윤리법 없던 상황 고려해야”

2005 세계기술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세계기술상 생명공학부문상을 받기 위해 15일 낮(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한 황우석 교수가 취재진과 만나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 논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이 윤리성 논란과 관련해 이번 주말까지 조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의 연구협력 결별 선언으로 시작된 파문의 전모가 명확히 해명될지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황 교수는 15일(현지시각) 낮 세계기술네트워크(WTN)의 2005 생명공학상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에게 “지금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조금이라도 의혹이 남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 발표 연구 과정에 난자를 제공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16일(한국시각) “난자 채취 등 연구 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를 포함해 모든 문제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이번 주말께 끝날 것 같다”며 “연구 과정을 면밀하게 재검토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 당시 관련 법 규정 등도 없는 상황이어서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난자 채취 과정은 의사의 양심을 걸고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 방송사의 특집 프로그램 취재팀이 황 교수팀의 연구에 대해 취재하는 도중 섀튼 교수 쪽에 정보가 전해졌다는 소문이 돌면서 섀튼 교수가 입수한 정보 내용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섀튼 교수가 문제 제기한 연구원 난자 기증의 경우 황 교수 등 연구팀 모두가 부인을 하고 있지만, 사실로 밝혀지면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은 “이럴 경우라도 황 교수가 난자 채취 과정에 직접 관여를 한 것은 아니어서 도덕적 책임을 인정하고 국제 사회에 한국 상황과 윤리적 정서에 대해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규리 서울대 교수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실험실의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정서와 미국의 정서를 같은 것으로 봐서는 안된다”며 “한국과 미국이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섀튼이) 우리나라를 매도하는데 (우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황 교수 연구팀이 이번 사태를 진실 규명 차원을 넘어서 이면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섀튼에 대한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또 불임 환자의 의료용 난자를 환자의 동의서 없이 연구용 난자로 전용했을 경우 국제 윤리 규범에는 어긋나지만, 당시 우리나라에 생명윤리법이 없던 상황을 고려하면 금품 수수 등 ‘불법’ 행위가 없는 한 비난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이다. 생명윤리 진영 쪽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생명윤리운동본부가 이날 “황 교수는 서둘러 증폭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냈을 뿐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근영 김양중 기자 kylee@hani.co.kr,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